" 어떤 면에서 작품의 두 번째 프로덕션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작품이 진정한 생명력을 얻고 고전으로 자리 잡을지가 두 번째 무대에서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뮤지컬 ‘하데스 타운’으로 여성 연출자 최초로 토니 어워즈 최우수 뮤지컬 연출상을 단독 수상한 레이철 채브킨의 말이다. 초연의 검증을 뚫고 새로 단장해 고전이 되고자 하는 국내 뮤지컬 작품들이 연이어 무대에 오른다.
지난 2024년 첫선을 보이며 보기 드문 대형 창작 뮤지컬로 주목받은 뮤지컬 ‘스윙데이즈_암호명 A’는 오는 4월 16일 서울 신당동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한국 최고 제약 회사를 창업한 기업인인 유일한 박사의 독립운동가로서의 면모를 조명한 작품이다.
지난 2015년 ‘뷰티풀 : 더 캐롤킹 뮤지컬’의 편곡자로 그래미 어워즈에서 오리지널 캐스트 앨범상을 받은 제이슨 하울랜드가 국내 공연작 중 처음 작곡가로 자신의 이름을 올린 작품이기도 하다. 제이슨 하울랜드를 비롯해 김태형 연출, 김희재 극본, 김문정 음악감독 등 초연 제작진이 다시 호흡을 맞췄다. 주역 ‘유일형’은 초연에 참여했던 유준상·신성록과 새로 합류한 박은태가 맡는다. 공연은 7월 5일까지.
초연 당시 100%에 가까운 객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팬덤을 만든 중소형 뮤지컬 작품도 속속 재연 공연에 나선다.
전통 설화와 현대적인 록 사운드를 결합한 뮤지컬 ‘홍련’은 다음 달 2월 28일부터 5월 17일까지 서울 신당동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한다. 이 작품은 지난 2022년 CJ문화재단 스테이지 최종지원작에 선정됐고, 2024년 초연했다. ‘장화홍련전’과 ‘바리데기 설화’를 결합한 서사에 강렬한 사운드를 곁들인 ‘록 뮤지컬’이다. 지난해 1월 제9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400석 미만 부문 작품상을 받았다. 중국 상하이와 광저우에서도 공연했다. 1985년생으로 지난해 11월 최연소 서울시극단장에 오른 이준우가 초연에 이어 재연도 연출을 맡았다.
역시 록뮤지컬인 ‘이터니티’는 지난달 27일부터 서울 대학로 NOL 유니플렉스 1관에서 두 번째 시즌을 이어가고 있다. 1960년대 글램록 스타와 그를 동경하는 팬의 이야기를 통해 음악이 지닌 치유의 힘을 담았다. 이번 재연 공연에선 배우들이 작품 속 넘버를 들려주고 관객은 응원봉을 흔들고 같이 따라 부르는 색다른 커튼콜을 볼 수 있다. 오는 3월 15일까지 관객을 만난다.
지난달 16일 서울 대학로 예스24 스테이지 2관에서 개막한 뮤지컬 ‘시지프스’는 알베르트 카뮈의 소설『이방인』과 시지프스에 대한 그의 에세이를 엮어 만든 창작 뮤지컬이다.『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가 겪는 슬픔과 절망, 그리고 삶을 향한 강렬한 열망을 극중극 형식으로 풀었다. 지난해 7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의 창작지원사업에 선정돼 관객에 첫선을 보였고 DIMF 시상식에서 창작뮤지컬상 등 3관왕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같은 해 12월 초연했고 지난해 12월 다시 무대에 올라 3월 8일까지 공연된다.
공연제작사 관계자는 “초연은 어느 정도 실험의 명분이 있고 관객들도 비교적 시선이 너그럽다”라며 “재연 공연은 눈이 높아진 관객들의 요구를 충족해야 한다. 특히 ‘초연이 더 낫다’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하므로 부담감이 더 크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