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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교통사고 그 순간…AI가 0.1초만에 움직였다

중앙일보

2026.01.31 13:00 2026.01.3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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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사고를 자동 감지하고 이를 후방 3㎞ 이내 운전자에게 실시간으로 전파해 2차 사고 치사율을 낮추는 ‘스마트 교통 안전 시스템’이 작동하는 모습. 사진 서울경찰청 교통정보센터

“쾅!” 도로를 달리던 차량이 앞차를 추돌하는 사고가 났다. 운전자는 사고 충격에 의식을 잃은 상태지만, 휴대전화 속 인공지능(AI)은 잠시의 고민도 없이 해야 할 일을 한다. 0.1초 만에 사고를 감지한 AI는 즉시 경찰에 구조를 요청하고 뒤를 따로 오던 차량들에도 경고를 보낸다. 2차 사고 위험이 큰 상황이지만, 경고를 받은 후발차량들이 속도를 늦춰 추가 사고를 막을 수 있다.

경찰이 2차 사고를 줄이기 위해 개발한 AI 시스템이 향후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이런 일들이 모두 가능해진다. 사고를 당한 운전자나 주변 차량 운전자 대신 AI가 직접 신고하고 사고 상황을 전파하며 ‘골든타임’을 사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최근 경찰은 서울경찰청 교통정보센터 주도로 실시간으로 교통사고를 감지하고 사고 소식을 후방 운전자에게 전파하는 ‘스마트 교통안전 시스템’을 개발했다. AI를 활용해 2차 사고 치사율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게 목표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95%에 이르는 점에 착안, ‘PASS(패스)’ 앱을 통해 해당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또 휴대전화 대신 차량에 ‘SOS 단말기’를 부착하는 방식으로도 쓸 수 있다.

지난 4일 오전 1시 23분 전북 고창군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 고창 나들목 인근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사고 차량이 크게 파손돼 있다. 이날 발생한 사고로 경찰관과 견인차 기사 등 2명이 숨지고 구급대원 등 9명이 다쳤다. 연합뉴스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의 핵심 기능은 ‘사고 자동 감지’와 ‘실시간 전파’다. 경찰은 스마트폰에 내장된 센서와 온디바이스(On-Device, 기기 내장형) AI가 차량 충격을 0.1~3초 안에 자동 감지하도록 설계했다. 사고가 감지되면 그 즉시 AI가 운전자의 위치 정보를 경찰·소방·한국도로공사에 알아서 전송하고, 후방 차량들에도 사고 상황 알림을 실시간으로 전파하는 방식이다.

사고 뿐 아니라 블랙 아이스(살얼음) 등 도로 위 각종 위험 상황이 감지되는 된 때에도 AI가 후방 3㎞ 이내 차량에 실시간으로 알림을 보낼 수 있다. 뒤 따르는 차량 운전자들이 위험을 사전에 인지하고 방어 운전을 할 수 있게 유도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서울 한강 이남 지역의 주요 간선도로인 올림픽대로에서 해당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실증 테스트도 거쳤다.

위험 상황 발생 시 후방 3km 이내 운전자에게 알림이 간다. 사진 서울경찰청 교통정보센터

경찰은 새로 개발한 시스템을 통해 2차 사고 치사율을 30% 이상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고장이나 사고로 정차한 차량을 뒤따르던 차가 추돌해 발생하는 2차 사고는 일반 교통사고보다 훨씬 치명적이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고속도로 2차사고 치사율은 44.3%로, 전체 고속도로 교통사고 치사율 평균(10.1%)의 4배를 웃돈다. 지난 4일에도 서해안고속도로에서 사고를 수습하던 경찰관과 견인차 기사가 2차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이창훈 서울경찰청 교통정보센터장은 “교통사고가 10%만 줄어도 4조원 이상의 사회적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사망사고는 한 가정을 무너뜨리는 일”이라며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이 본격 도입되면 향후 2차 사고 건수 및 치사율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도로 위에 시스템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더 큰 효과를 발휘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효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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