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새로운 교통수단이 잇따라 선보인다. 대전과 세종을 오가는 자율주행버스가 운전을 시작했고, 230명을 한꺼번에 태울 수 있는 3칸 버스 도입도 눈앞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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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80㎞, 대전형 자율주행버스 시범 운행
1일 대전시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따르면 대덕특구 내 주요 연구기관과 생활거점을 연결하는 ‘대전형 자율주행 노선버스(A5)’가 지난달 30일 시범 운행에 들어갔다. 이 버스는 일반석 16개와 휠체어석 2개를 갖춘 중형 전기버스다. 이 버스는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신세계백화점~대덕고~하나아파트~반석역~세종터미널(총연장 26㎞) 구간을 오간다. 2월까지는 평일에 한해 하루 1회 왕복 운행하고, 3월에는 2회 오간다. 시범 운행 기간인 3월까지는 무료이고, 4월부터 요금을 받는다. 요금은 기존 대전시내버스(1550원)와 동일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A5 노선 자율주행버스 운행은 ‘충청권 자율주행 상용화 지구 조성사업’ 일환으로 추진됐다. 충청권에서는 현재 대전 반석역~정부세종청사~충북 오송역을 연결하는 A2·A3 노선에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중이다. 기존 노선은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전용 도로를 통해 달린다. 반면 A5 노선은 보행자와 교차로가 뒤섞인 복잡한 도심 교통 환경에서도 자유롭게 다니는 게 특징이다. 차선 유지, 차간 거리 제어, 끼어들기, 급제동 대응 등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고 한다. 최고 속력은 시속 8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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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보호구역서 운전자가 개입
또 A5 노선 자율주행 버스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동영상 수준의 고정밀 3D 정밀지도가 탑재된 관제시스템으로 운행된다. 버스의 정확한 위치와 상황을 관제, 운영 중 돌발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대전시와 ETRI측은 지난달 29일 취재진을 대상으로 ETRI 주변 약 7㎞ 구간에서 A5버스 시승 기회를 제공했다. 기자가 실제 타보니 승객 좌석 앞에 3D 지도가 펼쳐졌다. 버스 진행 방향의 도로 상황과 주변 경관 등이 지도와 그림 등 형태로 펼쳐졌다. 버스 위 알림판에는 간단한 노선도와 현재 속도, 다음 정거장까지 거리, 정거장 위치 등이 표시됐다. 운전기사도 있지만,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대부분 구간에서 버스가 자동으로 움직였다. 다만 어린이나 노인보호 구역 등에서는 운전자가 조작해야 한다고 한다. 이 버스는 승차감은 일반 버스와 큰 차이가 없고, 도로 공사 현장 등 예기치 않은 상황을 만나면 급브레이크가 작동해 탑승자들이 놀라기도 했다. 이 때문에 입석 승객은 태울 수 없다고 한다. 또 안전요원 1명도 버스 안에 배치한다.
이 버스는 자율주행 3.5단계 수준이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자율주행은 총 6단계로 나뉘는데 운전자 등 인간의 개입 없이 주행할 수 있는 수준은 4단계 이상이어야 한다. 대전시 도로교통과 김민정 팀장은 “어린이 보호구역 운행 문제 등으로 현재 한국에 자율주행 4단계 도입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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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명 태우는 버스도 도입
이와 함께 오는 3월께 대전에 200명 이상이 한 번에 탈 수 있는 3칸짜리 굴절버스가 도입된다. 3칸 굴절버스는 건양대병원~용소삼거리~도안동로~유성온천역 구간 총연장 6.5㎞를 2년간 운행한다. 굴절버스 가격은 대당 31억 원으로, 대전시는 자동차 인증절차를 거쳐 3대를 인수할 예정이다. 차고지는 건양대병원 내 주차장에 조성한다. 시는 노선, 차고지 등 기반시설 공사를 차질없이 마무리한 뒤 시범 운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3칸짜리 굴절버스 운행 시기는 인증 절차 문제 등으로 다소 늦어질 전망이다. 시는 지난해 8월 굴절버스 운행 관련, 규제 실증특례를 신청했다. 하지만 시험 방법, 인증 공간이 없어 국토부·환경부 등과 협의 끝에 경기 화성에 있는 국토부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인증시험을 받기로 했다. 영상 5도 이상에서 시험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최근 계속되는 강추위에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기후 여건 등으로 인증시험이 늦어지면 버스 운행 시기도 2~3개월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다양한 신 교통수단을 도입해 시민 편의를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