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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이건 무조건 탄핵이야!" 그날밤 장제원 싱가포르 탄식 [실록 윤석열 시대2]

중앙일보

2026.01.31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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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록 윤석열 시대 2


제9회 '윤석열 시대'의 연출자, '윤핵관' 영광과 파국의 연대기①


" 선배님, 나 좀 만납시다. 긴히 할 이야기가 있습니다. "

2021년 6월의 어느 날, 법조인 출신 정치인 B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전화 한 통을 받는다. 오랜만의 통화였지만, B는 그의 목적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세간에선 석 달째 잠행 중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누가 돕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분분한 상태였다. (이하 경칭 생략) 하지만 여의도에선, 특히 눈치 빠른 몇몇은 재빨리 그걸 알아챘다. B는 몇 안 되던 당시 윤석열의 핵심 조력자 중 한명이었다. 장제원의 레이더망이 빛난 순간이다.

2020년 7월 국회에서 발언 중인 장제원 의원. 연합뉴스
" 아이고, 장 의원님 오랜만입니다. 어찌 저를 다 찾으시고. "

한강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서울 마포구의 고급 레스토랑. B가 문을 비집고 들어서자 장제원이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그는 에둘러 가지 않았다. 식사가 끝나갈 무렵, 장제원은 테이블에 놓인 자신의 휴대전화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B에게 이렇게 말했다.

" 나는 윤 총장님 전화가 언제 오는지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

싱가포르 상업지구 야경. 중앙포토
그로부터 3년 반이 지난 2024년 12월 3일. 싱가포르는 악천후였다.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억수같이 비가 퍼부었다. 우기(雨期)인 줄 몰랐던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정도가 심했다. 2024년 12월 3일 오후 싱가포르의 하늘은 마치 세상의 종말을 고하듯 캄캄했다. 이따금 내려치는 천둥소리에 대화마저 정전된 듯 드문드문 이어졌다.

번쩍이는 뇌우를 바라보며 마주 앉은 두 남성. 폭우를 피해 뛰어든 레스토랑이었지만, 서늘한 에어컨 바람에 함빡 젖은 셔츠가 마르며 한기가 덮쳐왔다. 체온을 올려보려 연신 부딪친 와인잔도 소용없었다. 먼저 입을 뗀 건 장제원이었다.

" 형님, 일찍 올라가서 쉬는 게 어떻겠어요. 이 상태로는 컨디션 저하로 남은 일정도 제대로 소화 못 하겠습니다. "

그 ‘형님’ A가 장제원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보수 중진 인사인 A는 장제원의 싱가포르 행 동행자였다. 숙소로 돌아온 A는 젖은 옷가지를 벗어 던지고 따뜻한 물을 채운 욕조에 온몸을 내맡겼다. 피로가 스르르 풀리며 눈꺼풀이 자동으로 내려앉았다.

평온은 찰나였다. 휴대전화가 시끄럽게 요동쳤다. 장제원이었다. A는 솟구치는 짜증을 애써 누르며 전화를 받았다.

" 조금 전에 헤어져 놓고. 무슨 일이야? "

장제원은 다급했다.

" 형님, 한국에 무슨 일이 생긴 모양이에요. 한밤중에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한다나 봐요. "

A는 심드렁하게 답했다.

" 별일이야 있겠어? "

그러나 장제원은 달랐다.

" 아무래도 분위기가 심상찮습니다. 전쟁을 벌일 정도가 아니면 심야 대국민 담화는 말이 안 되잖아요. "

장제원의 예민한 촉을 A도 더는 흘려 들을 수 없었다. 결국 두 사람은 늦은 밤 다시 마주 앉았다. 각자 알만한 사람들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대부분은 “무슨 일인지 모른다”는 대답만 반복했다. 개중 몇은 아예 전화조차 받지 않았다.

" 나 끈 떨어졌다고 지금 대놓고 무시하는 거지? "

‘연결되지 않는다’는 수화음에 대고 장제원이 투덜댔다. 결국 그들은 아무런 정보 없이 밤 10시 27분 TV 속에 나타난 윤석열 대통령을 지켜봐야 했다.

"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대통령으로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국민 여러분께 호소드립니다. (중략)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 "
2024년 12월 3일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있다. 뉴스1
A와 장제원은 얼어붙고 말았다. 잠시의 침묵, 곧 장제원이 탄식했다.

" 젠장, 최악이야. 어떻게 만들어 낸 정부인데! "

A는 장제원의 그다음 발언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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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이건 무조건 탄핵이야!" 그날밤 장제원 싱가포르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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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정.현일훈.박진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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