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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8만 달러 아래로 무너졌다…트럼프 워시 지명 여파

중앙일보

2026.01.31 18:43 2026.01.31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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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본점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거래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뉴스1
암호화폐 시가총액 1위 비트코인 가격이 9개월여 만에 다시 8만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인선과 맞물린 긴축 우려,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출 등의 불안감이 겹치며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31일(현지시간) 오후 1시 30분 기준 비트코인 1개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약 5% 하락한 7만8309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 기준으로도 장중 한때 7만7000달러 선까지 밀렸다.

비트코인이 8만 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4월 11일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6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 12만6210.5달러와 비교하면 약 38%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이후 8만 달러 선에서 반등해 지난달 중순 9만8000달러에 근접했지만 10만 달러를 넘지 못한 채 다시 급락세로 돌아섰다.

최근 하락의 직접적 계기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한 점이 꼽힌다. 블룸버그 통신은 워시 지명자가 통화 긴축을 선호하는 ‘매파적’ 성향을 보여온 이력이 가상자산 시장의 불안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헤이든휴즈토크나이즈캐피털 파트너는 “워시는 금리를 너무 빨리 내리는 것의 위험성을 잘 아는 정통 경제학자”라고 평가했다.

수급 불안도 하락 압력을 키웠다. 미국 시장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 12개는 3개월 연속 자산 순유출을 기록 중이다. 이 기간 빠져나간 자금은 약 57억 달러(약 8조1600억원)에 달한다.

비트코인은 한때 ‘디지털 금’으로 불리며 기존 안전자산의 대안으로 주목받았지만, 최근 지정학적 긴장과 달러화 강세 국면에서 금과는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금 가격은 지난해 1년간 약 65% 상승한 반면, 비트코인은 같은 기간 약 6% 하락했다. FX프로의 수석 시장분석가 알렉스 쿠프치케비치는 “암호화폐는더 이상 법정 화폐의 대안이나 재정 불안에 대한 위험회피 수단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애덤 매카시 카이코 분석가는 “비트코인이 7만 달러 선에서 거래돼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며 “주말에는 유동성이 줄어 가격 변동이 과도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비트코인이 2018년 이후 최장기 월간 하락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글로벌 약세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최대 거래소 업비트의 거래 규모는 한때 세계 3~4위 수준에서 최근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반면 국내 증시는 반도체 대형주 강세 속에 거래가 활기를 띠며, 투자자 자금이 가상자산에서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배재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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