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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판 도가니' 수사 본격화…70명 규모 경찰 특수단 구성

중앙일보

2026.01.31 20:42 2026.01.31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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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인천 강화군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에서 벌어진 성적 학대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70여명 규모의 특별수사단을 구성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범부처 합동대응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철저히 진상 규명하라”고 지난 30일 긴급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특수단은 시설장의 성폭행 의혹을 비롯한 시설 내 학대와 보조금 유용 등을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청은 1일 “국무총리 긴급 지시에 따라 1월 31일 서울경찰청 내에 ‘색동원 사건 특별수사단’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특수단은 서울청 생활안전교통부장을 단장으로 2개 수사팀 27명과 장애인 전담 조사 인력인 10개 해바라기 센터 근무 경찰 47명, 외부 전문가 등 70여명 규모로 꾸려졌다.

사건을 수사 중이던 서울경찰청은 시설장에게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진술한 여성 입소자 19명에 대한 조사를 최근 마무리했다. 여성 입소자 전원이 성적 학대를 당했다는 보고서 내용이 중앙일보 보도를 통해 알려진 지 12일 만이다. 주요 피해자 진술을 확보한 경찰이 불구속 상태인 시설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와 더불어 추가 학대 피해를 확인하기 위한 색동원 남성 입소자 심층 조사도 조만간 진행된다.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피의자 구속을 촉구하는 장애인. 변민철 기자

앞서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30일 사건 관련 보고를 받은 뒤 “범부처 합동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진상 규명에 나서라”라고 긴급 지시했다. TF는 국무총리실과 보건복지부, 경찰청, 지방자치단체 등으로 구성된다. 김 총리는 특히 경찰청에 장애인 전문수사인력과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특별수사팀을 편성해 이 사안에 수사력을 집중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특수단을 편성한 경찰은 이미 수사 중인 성적 학대를 비롯한 시설 내 학대와 보조금 유용 등 사건과 관련된 내용을 전면 수사할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는 관계기관 합동으로 전국 장애인 거주시설에 대한 인권보호 등 관리실태를 전수 조사한다. 복지부는 지난 22일 색동원을 방문·점검하고,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 이스란 복지부 제1차관은 당시 “이번 학대 사건을 매우 엄중하게 주시하고 있으며 관계부처·지자체와 함께 철저히 대응하고, 피해자 지원 등 필요한 사항을 이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무총리비서실 관계자는 “의사소통이 어려운 피해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미진한 부분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해달라는 의견을 냈다”며 “피해자 보호와 지원에도 각별히 신경 써 달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인천 강화군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 전경. 변민철 기자


경찰, 성폭행 피해자 조사 마무리

지난해부터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은 ‘인천 강화군 장애인 거주시설(색동원) 입소자 심층 조사 보고서’에 담긴 성폭행 피해 진술을 토대로 진행한 여성 입소자 조사를 지난 30일 마무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난달 20일부터 전국으로 분리 조치된 피해자들에 대한 조사 일정을 세운 뒤 수도권을 비롯한 광주, 대전, 충남 아산, 경남 창원 등을 방문해 피해 진술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한 지 8개월, 여성 입소자와 퇴소자 등 19명이 시설장에게 성적 학대당했다는 보고서 내용이 본지 보도를 통해 알려진 지 12일 만이다.

서울경찰청은 이전까지 4명의 피해자를 특정하고, A씨를 성폭력처벌법상 장애인 강간·강제추행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해 왔다. A씨의 혐의점을 포착했지만, 피해자 대부분이 피해 사실을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기 어려운 발달장애인인 데다가 확실한 ‘스모킹 건’(핵심 증거) 등도 확보하지 못해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진행했다. 난항을 겪던 경찰은 보고서 내용이 공개된 후에야 수사력을 집중해 최근 피해자 조사를 마무리했다. 경찰이 이번 피해자 조사에서 유의미한 피해 진술과 증거를 확보했다면 구속 수사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여성변호사회 색동원 사건 법률지원단의 원의림 변호사는 “피의자의 증거 인멸 시도가 일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안이 중대한 만큼 법률지원단에서도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성 거주인 등 추가 심층 조사도 시작

색동원에 거주하는 남성 입소자 16명과 지난번 조사에 참여하지 못했던 여성 퇴소자 1명에 대한 심층 조사도 조만간 진행된다. 국내 한 대학 연구팀은 지난해 12월 여성 입소자 조사에서 시설장의 성적 학대 정황뿐만 아니라 시설 관계자들에게 입소자들이 폭행당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해당 팀은 과거 국민적 공분을 산 ‘도가니 사건’(광주 인화학교 사건)과 신안 염전 강제노역 사건 등의 피해 사실을 심층 조사로 규명한 바 있다. 색동원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이를 근거로 남성 입소자 심층 조사를 요구했고, 강화군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조사가 진행되는 것이다.


장종인 공대위 위원장은 “여성 입소자들뿐만 아니라 남성 입소자들도 시설 관계자들에게 학대를 정황이 확인됐다”며 “이번 심층 조사를 통해 시설 내에서 벌어진 인권침해 사안을 모두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민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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