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등 성분을 함유한 채 하수구에 버려지기 일쑤인 폐의약품을 안전하게 수거하려고 부산시가 수거단을 만들었다. 수거단은 시니어(만 65세)로 구성됐는데, 노인일자리사업과 연계해 이런 사업을 하는 것은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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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수거단, 16개 자치구 폐의약품 전담
부산시는 이달부터 폐의약품 안심수거단(이하 수거단)이 부산 자치구 16곳을 돌며 폐의약품을 안전하게 거둬들이는 역할을 맡는다고 1일 밝혔다. 수거단은 만 65세 이상으로 구성됐으며, 아파트 단지나 경로당·약국 등을 방문해 폐의약품을 수거한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병ㆍ의원이나 약국에서 사용하는 약품이 남거나 유효기간이 지나면 ‘의료폐기물’로 봐 전문 소각 처리한다. 일반 가정에서 이런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던 중 남으면 법상 의료폐기물엔 해당하지 않는다. 하지만 항생제나 마약성 진통성분 등이 함유된 만큼 처리는 의료폐기물과 동일하게 하는 게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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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반납, 10명 중 1명꼴
가정에서 전문 소각 처리가 어려운 만큼 폐의약품은 약국ㆍ보건소 반납이 권장되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설문에선 복용하던 중 남은 의약품을 약국ㆍ보건소에 반납한다는 응답(8.0%)보다 하수구나 변기, 쓰레기통에 버린다는 답변(55.2%) 비율이 훨씬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시는 연간 발생하는 약 6000t의 폐의약품 가운데 실제 약국ㆍ보건소에 수거되는 건 10% 정도 수준인 것으로 추산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제대로 수거되지 않은 폐의약품이 취수원으로 흘러들거나, 매립돼 토양 오염이 일어날 경우 장기적으론 시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거단은 경로당을 포함한 복지시설이나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을 돌며 이런 위험성을 설명하고, 주 1회 이상 방문해 폐의약품을 수거하는 역할을 한다. 수거단에 소속된 900명은 부산시 약사회에서 폐의약품 분리배출 안전교육을 받은 뒤 활동한다. 참여자는 한 달에 30시간 활동하며 활동비로 29만원을 받는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2개월간 수거단을시범운영했더니 폐의약품 306㎏ 수거 성과를 냈다. 폐의약품 수거와 노인일자리를 결합해 시행되는 사업은 이 사례가 최초라고 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수거량과 호응도 등을 살펴 연말까지 수거단을 1000명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