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인기 게임·애니메이션 캐릭터 '포켓몬스터(이하 포켓몬)' 행사가 야스쿠니(靖國) 신사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다가 중국 누리꾼들의 반발로 취소됐다.
주식회사 포켓몬은 홈페이지에 지난달 30일 사과문을 올리고 "이벤트 검색 페이지에 야스쿠니 신사에서 개최 예정인 이벤트 정보가 게재되어 있었다"며 "원래 개최되어서는 안 되는 이벤트였음에도, 확인 부족으로 인해 잘못 게재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공인(인증) 포켓몬 카드 플레이어가 주최하는 이벤트 정보였다"며 "개최도 중지됐다"고 덧붙였다.
해당 이벤트는 당초 지난 31일 개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개최 장소가 야스쿠니 신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 누리꾼들의 반발이 쏟아졌다.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전몰자 약 250만 명을 기리고 있다. 태평양전쟁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범들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중국 등에선 일본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때마다 강하게 반발해왔다.
환구시보 등은 중국의 SNS인 웨이보에서 "군국주의를 미화하거나 옹호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중국 누리꾼들의 반응을 다루며 "(중국 젊은 세대의) 민족적 자부심에 대한 각성이자 문화적 자신감의 표출"이라고 평가했다.
외신들은 이번 사태를 소개하면서 최근 일본과 날카롭게 대립 중인 중국 정부 측 입장이 반영됐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AP통신은 지난 31일 "이번 행사는 중국 관영 매체에서 날카로운 반응을 불러왔다. 사설들은 소셜미디어에서 확산 중인 분노에 찬 댓글을 인용했다"며 "중국의 소셜미디어는 강도 높게 검열되며, 어떤 주제를 ‘실시간 이슈’로 띄울 때 정부의 영향력이 크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자사 웨이보를 통해 “역사를 무시하고 중국인의 감정을 해치는 브랜드는 결국 시장에서 버림받을 것이다. 관련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하며, 오락이라는 이름으로 역사의 무거운 의미를 가볍게 다뤄서는 안 된다”고 맹비난한 사실도 소개했다.
포켓몬 측은 이같은 중국 측 반발을 의식했는지 일본어와 중국어로 사과문을 냈다. 한국에선 상대적으로 반응이 잠잠했다.
포켓몬은 애니메이션 캐릭터 중 가장 성공한 캐릭터로 꼽힌다. 포켓몬 측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전 세계에서 판매된 게임은 4억8900만장이며, 포켓몬 카드도 750억장이 팔렸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024년 '헬로키티' 탄생 50주년을 소개한 기사에서 포켓몬을 역대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캐릭터로 꼽으면서 헬로키티가 2위, 그 뒤는 미키마우스와 스타워즈라고 소개했다.
2021년 세계 기네스 협회는 포켓몬을 '가장 성공한 애니메이션 프랜차이즈'로 선정하면서 2021년 8월 기준 1050억 달러(약 152조5000억 원)를 벌었다고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