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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일 생일 ‘2.16’으로 표기…‘외국 선물’ 달력엔 시진핑 미포함

중앙일보

2026.01.31 21:53 2026.01.31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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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9일 황해남도 은률군 지방발전정책대상건설 착공식에서 기념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2월 16일) 84주년을 기념하는 축제를 개최하는 소식을 알리면서 ‘광명성절’이 아닌 ‘2.16’으로 표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성과를 선대 치적에 앞서 부각하고 김정은 우상화와 체제 공고화를 가속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31일 “제3차 2.16 경축 인민예술축전이 2월 13일부터 18일까지 동평양대극장, 함흥대극장을 비롯한 수도와 각지의 극장, 회관들에서 열린다”고 보도했다. 2.16 경축 인민예술축전은 김정일의 생일을 축하하는 격년제 행사다. 북한 관영매체는 지난 2022년 1차와 2024년 2차 축전 개최 소식을 보도하면서 ‘광명성절 경축 인민예술축전’으로 표기했는데 올해는 ‘광명성절’ 대신 ‘2.16’으로 표기한 것이다.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도 ‘4.15’로 대체하는 추세다. 북한 관영매체는 지난 2024년 김일성 주석의 생일과 관련한 행사를 보도하면서 김일성의 생일을 “뜻깊은 4월의 명절”, “민족 최대의 경사스러운 4월의 명절” 등으로 표현했다. 김일성을 태양으로 추켜세우는 ‘태양절’이라는 표현을 ‘4월 명절’이라는 표현으로 대부분 대체했다.

북한은 그간 김일성과 김정일의 생일을 태양절과 광명성절로 각기 부르며 민족 최대 명절로 기념해 왔다. 이에 대한 표기를 바꾸는 건 통일 유훈을 부정하는 등 김정은의 선대 지우기 작업의 일환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해 4월 국제친선전람관을 소개하고 "위친칭송의 보물고"라고 선전했다. 노동신문=뉴스1
한편 북한이 발행한 올해 ‘국제친선전람관’ 달력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관련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달 26일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2026년 국제친선전람관 달력에는 러시아, 베트남, 몽골 정상이 김정은에게 보낸 선물 사진이 담겼다. 국제친선전람관은 북한이 각국에서 받은 선물과 기념품을 전시하는 곳이다. 북한은 전시품을 소개하는 달력을 북한의 국제적 위상을 드러내는 용도로 사용해왔다.

2026년 달력에서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선물은 2월(2001년 은술그릇세트)과 8월(2019년 장검) 두 차례에 걸쳐 소개됐다. 반면 시 주석의 선물은 달력에 담기지 않았다. 대신 1991년 당시 장쩌민 중국 공산당 총서기 등이 김일성에게 선물한 옥돌 공예품이 달력에서 소개됐다.

이는 지난해 9월 김정은의 중국 전승절 참석에도 양국 관계가 완전한 해빙기에 접어든 것은 아니라는 방증일 수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달 18일 김정은이 중국 국가주석 등 각국 정상에게 연하장을 보냈다고 보도하면서 연하장을 보낸 인사들을 이름 없이 직함만 적었다. 중국 주석을 가장 먼저 언급했지만, 시진핑이라는 이름 자체를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푸틴 대통령의 축전 내용을 공개한 것과 다른 행보였다. 의도적으로 러시아와 차등을 둠으로써 중국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면서 북·러 밀착을 과시하는 행보라는 분석이다.



심석용([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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