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올해부터 초·중·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선거교육을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1일 학교와 학부모 사이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학생들의 시민 역량 강화라는 취지에는 공감하는 목소리와 함께 ‘교실 정치화’나 교사 업무 부담 확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앞서 지난달 30일 교육부는 ‘2026년 민주시민교육 추진 계획’를 발표했다. 만 18세로 하향된 선거 연령에 맞춰 고3 학생 40만 명을 대상으로 ‘새내기 유권자 교육’을 실시하고 초·중학생 2만 명을 대상으로는 ‘민주주의 선거교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내용이 골자다. 지난해 초·중학교에서만 실시했던 헌법 교육을 고등학교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부터 민주시민교육팀을 꾸려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 ‘시민교육 강화’를 위한 추진 방안을 준비해 왔다. 교육부는 “국민이 이념·정치적 갈등 심화를 주요 사회 문제로 인식하고 학교에서 포용과 존중에 기반을 둔 시민성을 키워야 한다는 요구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원단체들은 학교 현장에 발생할 혼란, 정치적 논란을 우려하고 있다. 보수 성향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민주시민교육이 민주주의 사회의 필수적 가치라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이번 계획은 교육 현장의 자율성을 제약하고 학교 자치의 안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교사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교사는 현재 사회 현안이나 논쟁적 사안을 수업에서 다루는 것만으로도 민원 제기와 수업 위축을 우려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교사에 대한 보호장치가 없는 한 학교 현장에서의 민주시민교육은 활성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학부모들의 입장은 엇갈린다. ‘교실의 정치화’가 가장 큰 우려다. 경기 과천의 고1 학부모 김선영(45) 씨는 “어린 학생들은 부모 이상으로 교사 영향을 크게 받는데 선생님이 은연 중에 정치색을 드러내거나 편향된 발언을 한다면 아이들은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겠냐”며 “이미 교과서에 포함된 내용을 제대로 가르치는 것이 먼저”라고 했다.
반면 학생에게도 제대로 된 선거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인천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는 심모(39)씨는 “지난 선거 때 주변 학교에서 아이들이 선거 벽보를 훼손하는 사건이 있었지 않나. 제대로 된 선거교육이 이뤄졌다면 생기지 않았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여야도 논란에 가세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31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민주시민교육이 중립적으로 운영될지 의문”이라며 “유권자가 다수인 고3 교실에서 특정 정당 당원이거나 출마를 결심한 교사가 수업을 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야당의 이 같은 주장에 더불어민주당은 “민주주의와 헌법, 선거를 가르치는 교육을 정치선동으로 몰아붙이는 인식 자체가 문제”라며 “교실의 중립성을 해치는 것은 교육을 정쟁의 도구로 삼아 끊임없이 이념 낙인을 찍는 정치”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