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단독] 'AI 금지' 서약 쓰게 한 서울대…72시간 신입생 논술시험 논란

중앙일보

2026.01.31 23:56 2026.02.01 00:16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서울대학교 정문 전경. 사진 서울대학교
서울대가 신입생 글쓰기 시험에서 인공지능(AI) 활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서울대는 ‘AI 커닝’을 막고 ‘학생들의 글쓰기 능력을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함’이라는 입장이지만 대학가에선 ‘실효성도 없고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일 서울대 관계자는 “시험에 앞서 AI 활용 금지 등의 내용이 담긴 윤리 서약서를 작성할 것을 요구하고, 위반 사항이 적발되면 시험 무효는 물론 필수 교과 수강에 불이익 처분이 있을 수 있다고 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7년 도입한 서울대 신입생 글쓰기 시험은 온라인으로 답변을 제출하는 비대면 방식의 시험이다. 지난 2024년까지는 희망자에 한해 실시해 왔다. 하지만 2017년 당시 73.7점(100점 만점)이었던 평균 성적이 2018년 67.3점, 2020년 65.6점, 2024년 60.7점으로 꾸준히 떨어지며 ‘문해력 부족’ 등 논란이 일자 서울대는 지난해에 이 시험을 모든 신입생이 응시하게 의무화하고, 정확한 평가를 위해서 ‘포털 검색 금지’ 규칙을 만들었다. 나아가 최근 단순 인터넷 검색을 넘어 AI로 답변을 작성한다는 논란이 일자, 올해부터는 AI 금지 규정까지 추가로 만들었다.

지난 2023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신입생 입학식. 연합뉴스
하지만 AI 금지 서약서를 받는 것만으로 부정행위를 완전히 막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시험은 입학 전 실시하는 것으로, 예비 신입생들은 오는 2일부터 11일까지 원하는 날짜에 시험에 응시해 72시간 이내에 온라인으로 답변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이 때문에 마음만 먹는다면 몰래 AI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여럿 있다. 단순히 AI 금지 조항만으로 부정행위를 완전히 막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대학가에선 AI 활용이 보편화한 상황에서 AI 금지 조항은 실효성도 없고, 현실과도 동떨어진 방침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서울대 학생은 “대면으로 치러진 시험에서도 AI 활용을 막지 못했는데, 입학도 안 한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치러지는 비대면 시험을 서약만 가지고 막으려 하냐”고 비판했다. 또 다른 서울대 사회과학대 학생은 “감독도 없는데 신입생들 선의에만 기대 AI 활용을 막겠다는 건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 역시 무작정 금지하기보다는 AI를 활용한 문해력이나 글쓰기 능력을 확인하는 시험 방법을 택하는 것이 낫다고 지적한다. 박주호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단순히 학생들에게 ‘쓰지 말라’라고 하기보다 AI를 활용해 더 창의적인 글을 쓸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다”며 “AI를 활용한 부분을 밝히게 하든지, AI로 쓴 글에 대한 의견을 내게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창용.오삼권([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