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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금까지 털어 수백억 뿌린다…지자체 너도나도 현금 살포

중앙일보

2026.02.01 00:25 2026.02.01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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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여러 자치단체가 현금성 지원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주로 민생회복 지원금이나 입양·장수 축하금 등으로 주민에게 수십만원씩 주고 있다. 자치단체는 인구 증가나 민생회복,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이라고 한다. 반면 설 명절이나 오는 6월 3일 전국 동시 지방 선거를 앞두고 ‘포퓰리즘’ 성격이 짙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치단체 너도나도 현금 지원

1일 각 자치단체에 따르면 전남 보성군은 2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모든 군민에 30만원씩 ‘보성사랑(민생회복)지원금’을 준다. 지원금은 지역 전통시장이나 음식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 형태로 지급된다. 대상자는 3만6800여명, 예산은 110억원 규모다. 충북 보은군은 지난달 26일부터 민생안정지원금을 나눠주고 있다. 1·2차로 나눠 1인당 30만원씩 모두 60만원을 지원한다. 보은군 지원금은 농협 선불카드 형태라 지역 소상공인 업소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지급 대상은 3만529명이며, 예산은 192억원이 투입된다.
설과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선심성 정책을 경쟁하듯 쏟아내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충북 보은군의 민생안전지원금 신청접수 현장모습. [사진 보은군]

대구 군위군(54만원)과 충북 괴산·영동군(50만원), 전북 정읍시·전남 보성군·경북 의성군(30만원), 전북 남원시·임실군(20만원) 등도 민생 지원금을 준다. 이 가운데 군위군은 주민등록을 둔 군민뿐만 아니라 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 중 영주권자(F-5)와 결혼이민자(F-6)까지 지급 대상이다.



인접 지역 기본소득에 덩달아 지원금 마련

군위군 측은 “정부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에서 탈락함에 따라 자체적으로 민생지원금을 마련했다”라고 설명했다. 충북 보은·영동군은 인접 옥천군이 지난해 12월 농어촌기본소득 지역으로 선정되자 자체적으로 지원금을 주고 있다고 한다. 농어촌기본소득 지급 대상 지역은 인구 증가 효과를 보기도 했다. 옥천군의 인구는 지난해 11월 말 4만 8412명에서 지난 1월 말 4만 9991명으로 1579명 증가했다. 민생지원금 외에도 입양축하금 20만원(부산 해운대구)이나 장수축하금 50만원(강원 홍천군) 등도 있다.
정근영 디자이너

광역자치단체도 현금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다. 경기도는 재정을 투입해 민자도로인 일산대교 통행료를 50%(승용차 기준 600원)로 낮췄고, 인천시는 75세 이상 노인의 시내버스 요금을 전면 무료화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일산대교 통행료 인하에 따른 부담금을 충당하기 위해 200억원을 마련했다.

현금성 정책을 지원하는 대부분의 자치단체는 재정상태도 열악하다. 재정자립도를 보면 보성군 7.1%, 의성군 7.4%, 남원시 8.5% 등으로 10%를 밑돈다. 보은군은 재정자립도가 지난해 말 9.87%로 전년도 10.32%에서 더 떨어졌다.



무리한 예산편성으로 이어져

사정이 이렇다 보니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을 끌어다 쓰는 등 예산을 무리하게 편성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은 여유 재원을 모아 두었다가 필요할 때 쓰는 ‘비상금’ 성격이다. 주로 세입 감소로 인한 재정 운용이 어려울 때나 대규모 재난·재해 상황 등에 대응할 때 쓴다. 대표적으로 경북 군위군은 통합재정안정화기금으로 124억원을 마련했다.

이에 대해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현금성 지원은 선거철만 되면 관행이 되다 시피했다”라며 “민생지원금을 나눠주면 잠시 소비 촉진 효과는 있겠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차재권 국립부경대 정치학과 교수는 “현금 지원이 인구 소멸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말도 있지만, 무리한 예산 편성이 반복되면 부채를 키울 수 있다”고 했다.



김민욱.김방현.김민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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