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을지로위원회 산하 ‘쿠팡바로잡기 TF(테스크포스)’를 원내대표 산하로 옮겨 쿠팡에 대한 전면 대응 기구로 키우려 했지만, 당 정책위원회 제동으로 추진을 철회한 것으로 1일 파악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기습적으로 관세 원상 복귀를 선언한 뒤, 쿠팡 이슈가 미국과의 외교·통상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을지로위원회 쿠팡TF에 참여하는 한 민주당 의원은 “쿠팡 문제에 대해 당 차원의 종합적인 대응을 하기 위해 쿠팡TF를 원내 기구로 둘 예정이었지만, 정책위에서 제동을 걸었다”며 “외교적인 문제로 커지거나, 관세 협상에 부담을 줄 가능성 등을 고려해 원래대로 을지로위원회 소속 TF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의 진위가 무엇인지 파악한 이후 향후 TF 운영 방안이 재논의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지난해 말 ‘쿠팡 불법행위’ 관련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고, 이르면 2월 실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절차를 검토했다. 하지만 당 차원의 대응 수위가 낮아지는 등 쿠팡TF에 힘이 빠지면서, 향후 일정과 의제 조율이 쉽지 않게 됐다.
민주당이 쿠팡TF를 원내기구로 키우려고 한 배경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원 사격 영향도 있었다. 지난달 21일 이 대통령은 민주당 원내지도부와 오찬 회동을 가졌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쿠팡·홈플러스 등 주요 현안이 논의됐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과 원내 지도부는 “쿠팡과 홈플러스 문제에 민주당이 유능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한다. 이후 민주당은 쿠팡TF를 원내대표 산하에 두고 당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대응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후 출범 일정과 방식 등에 변수가 생겼다. TF는 당초 지난달 27일쯤 출범할 예정이었지만, 이해찬 전 총리 장례 일정과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원상 복귀 선언이 겹치며 다음 달 2일로 한 차례 미뤄졌다. 이후 당내에선 쿠팡 이슈가 자칫 대미 통상 국면과 맞물려 미국 기업을 겨냥한 공세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TF 이관 논의는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이다.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쿠팡바로잡기’란 개별 TF 이름이 미국의 오해를 살 가능성이 있다”며 “쿠팡의 행위에 집중해 원래대로 을지로위원회와 소관 상임위에서 개인정보 유출, 과로사 등 각각의 문제를 나눠 맡는 것이 미국 기업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란 인식을 피하는 길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냥 TF를 강행하면 상대(미국)가 진의를 믿어주겠나. 일단은 한 박자 쉬면서 완급 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