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제명당한 뒤 장동혁 대표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당 안팎에선 강성 보수층과 거리를 두고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는 요구가 쏟아지고 있지만, 장 대표는 향후 당 운영의 초점을 ‘보수 대결집’에 맞추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1일 “실체가 불분명한 중도라는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 6·3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선 강력한 결집을 통해 외연을 확장하는 게 우선”이라고 밝혔다.
장 대표가 초안 작성에 돌입한 4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도 보수 결집 메시지가 담길 것으로 확인됐다. 당 특위에서 진행 중인 당헌·당규 개정도 우클릭에 방점이 찍혀 있다. 설 연휴 전 공개되는 새 당헌·당규에는 ‘산업화, 반공산주의’ 등 보수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키워드가 대거 포함된다고 한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추가된 ‘기본소득 조항’은 삭제가 유력하다.
기존 정치 문법하에서 외연 확장이란 중도층을 포섭하고, 강성 색채를 지우는 걸 의미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우측 깜빡이를 켠 채 외연 확장에 나서는 모양새다. 당내에선 “지방선거 직전까지 보수 결집만 외치다가는 TK(대구·경북) 정당으로 쪼그라든다”(중진 의원)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한 전 대표 제명 이후 장 대표가 연대할 수 있는 후보군도 줄어들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9일 장 대표 퇴진을 공개 요구했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선거 연대론엔 여전히 선을 긋고 있다. 장 대표의 단식 농성장을 방문했던 유승민 전 의원은 경기지사 출마 등 지방선거 역할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로선 부정적인 기류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 제명 뒤에도 보수 결집을 외치는 배경에는 ‘중도는 허상’이라는 신념이 깔려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무턱대고 중도층을 잡아야 한다거나 보수 색채를 줄여야 한다고 하는데 그랬다가는 기존 보수층마저 등을 돌릴 것”이라며 “아직 국민의힘에 마음을 열지 않은 보수층부터 결집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다른 지도부 인사도 “보수가 단단하게 뭉쳐 정부·여당을 견제해야 비로소 국민이 관심을 갖기 시작할 것이고, 그래야 지지율도 상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수 결집과 함께 청년·호남·노동계 등 국민의힘의 취약 분야를 개선해 지지율을 반등 시킨다는 게 국민의힘 지도부의 구상이다. 장 대표는 이번 주 발표할 당 노동 특보에 노동계 출신 인사를 내정한 상태라고 한다. 한국노총 방문도 검토 중이다. 장 대표 측은 “외연 확장은 뜬금 없는 인물들과의 연대가 아닌 정책과 진정성으로 승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