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이해찬 전 국무총리 별세로 일시정지됐던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낸 한준호 의원은 1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합당이 전국적 지방선거 승리에 도움된다는 객관적인 근거와 지표는 무엇인가. 왜 반드시 합당이어야 하는가. 왜 지금이어야 하는가”라며 “합당 제안은 깔끔하게 거둬들이고, 우리가 지금 가장 잘해야 할 일에 힘을 모으자”고 강조했다.
이언주 최고위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합당론의 심각한 문제는 집권여당의 정체성과 노선, 대통령의 국정기조를 흔든다는 것”이라며 혁신당이 내세우는 토지공개념 등을 문제삼았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전인 30년 전에나 토론해 볼 수 있는 이슈였지만, AI(인공지능) 대전환과 자본 유치가 화두인 시대에 무슨 시대착오적인 말인가. 설마 사회주의로 가자는 건가”라고 했다.
이밖에 “잘못 꿴 첫 단추가 해결되지 않은채 갈등과 반발만 이어지고 있다. 이쯤에서 합당 논의를 멈추자”(박홍근 의원) “혁신당이 강조하는 ‘개혁 DNA’가 합당의 선결 조건인가. 어떤 경우에도 정치인 조국이 사라져선 안 된다는 기조가 합당의 전제냐”(채현일 의원) 같은 말도 나왔다.
반면에 정청래 대표 등 당 지도부는 합당 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원총회, 17개 시도당 토론회 통한 당원 의견 수렴, 당원투표 절차 등 합당 관련 절차를 이번주부터 진행할 예정”이라며 “5월 중순 지방선거 후보등록이 시작하기 때문에 3월까지는 절차가 완료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당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당 지도부는 당원의 의견을 물어 그뜻을 따를 것이다. 당원이 하지 말라면 안 한다”며 “당원 의사표현의 기회·권리를 박탈하자는 반대 측 얘기가 오히려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양측의 충돌은 더 격화할 전망이다. 반대 측에선 정 대표가 합당을 통해 친명 우위 체제의 당내 저변에 변화를 준 뒤 당 대표를 연임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지난달 29일에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 국무위원이 민주당 의원에게 “밀약? 타격 소재, 밀약 여부 밝혀야. 당명 변경·나눠 먹기 불가” 등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낸 게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정 대표의 합당 제안 직후 여권에서 “당권 정청래, 대권 조국, 파워브로커 김어준 시나리오인가”(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의원)라는 문제제기가 ‘합당 밀약설’로 커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