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56)는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은 인물이다. 학벌(하버드대)과 경력(모건스탠리 임원, 백악관 보좌관, 연준 이사)에 더해 집안(재벌가 사위)까지 화려하다. 특히 공화당 거물인 장인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랜 인연이 관심을 끈다.
워시는 글로벌 뷰티 기업 ‘에스티 로더’ 가문의 사위다. 에스티 로더는 1946년 뉴욕에서 유대계 조셉 로더, 에스티 로더 부부가 창업했다. 워시는 창업주의 차남 로널드 로더(82)의 딸 제인 로더와 2002년 결혼했다. 포브스는 로널드 로더의 재산이 50억 달러(약 7조2000억원)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로더가 막후에서 사위의 연준 의장 지명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로더는 골수 공화당 인사다. 로널드 레이건 정부 시절 국방부 차관보, 주오스트리아 대사를 지냈다. 1989년엔 공화당 후보로 뉴욕시장에 출마하려다 루디 줄리아니에게 밀려 뜻을 접었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측에 10만 달러(약 1억4500만원)를 기부했고, 2024년 대선에선 트럼프 수퍼팩(Super PAC·정치활동위원회)에 500만 달러(약 72억6000만원)를 썼다. 현재 공화당 표밭인 세계유대인회의(WJC) 회장을 맡고 있다.
로더는 트럼프와 1960년대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시절부터 친구다. 20대 시절 뉴욕에서 사회적, 정치적으로 비슷한 커뮤니티를 공유하며 각별한 사이가 됐다. 로더는 트럼프가 정치권에 뛰어들기 전인 2004년 민트와 오이 향이 나는 ‘도널드 트럼프: 더 프래그런스’란 브랜드 향수까지 출시했다.
로더는 트럼프에게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사들여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처음 제안한 인물로도 알려졌다. 트럼프 1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은 텔레그래프에 “2018년 말 트럼프가 집무실로 불러 ‘로더가 그린란드를 사라고 조언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고 술회했다. 로더는 투자 컨소시엄 ‘그린란드 투자 그룹’에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