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팬 페스트가 열린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 오타니 쇼헤이,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등 슈퍼스타들이 팬들과 만남을 가진 이 자리에는 김혜성(27)도 있었다. 메이저리그 2년차를 맞아 김혜성은 들뜬 기색에도 비장함을 드러냈다.
다저스 주관 방송사 ‘스포츠넷LA’와 인터뷰에서 김혜성은 “작년 시즌을 치르면서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 타격도 있고, 수비도 코치님이랑 많이 대화하면서 올해 더 나은 모습으로 뛸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며 “메이저리그는 투수들의 공이 너무 빠르다. 평균 95마일 이상 다 던지기 때문에 거기에 빨리 적응하려고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작년은 말 그대로 부족한 시즌이었다. 시작을 마이너리그에서 했고, 메이저리그에 올라와서 초반에는 괜찮았지만 후반에 갈수록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OPS도 낮고,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 팀에 큰 기여를 하지 못해서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한국에 가서도 쉬는 기간 없이 매일같이 열심히 운동했다”며 부족한 점을 보완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야구만 한 게 아니었다. 스포츠넷LA 리포터 키어스텐 왓슨을 비롯해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김혜성은 “한국에서 운동 열심히 하고, 영어 공부도 열심히 했다. 아무래도 미국에서 생활하는 데 있어 영어가 중요하다. 야구를 연습하는 것만큼은 아니었지만 영어 공부도 열심히 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왓슨이 “그럼 이제 통역이 필요 없겠네”라며 김혜성의 통역을 맡고 있는 스카우트 딘 킴을 보면서 농담을 던졌다. 이에 김혜성이 “궁극적인 목표가 그거”라고 답하며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키딩, 키딩”이라며 미소를 지은 김혜성이지만 영어 공부에 적잖은 시간을 투자한 건 주목할 만하다.
[사진] LA 다저스 김혜성이 윌 스미스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혜성은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앞두고 있던 2024년에도 일주일에 두 번씩 개인 과외로 영어를 배울 만큼 현지 적응을 위해 준비했다. 당시 그는 “영어가 참 늘지 않는다. 야구하기를 잘했다. 다른 것을 공부할 머리는 아니다. 아직 회화는 불가능이다. 식당에서 음식 하나를 주문하는 정도”라고 털어놓았다.
미국에서 1년의 시간을 보냈지만 야구를 하기도 바쁜데 영어 실력이 갑자기 확 늘긴 어렵다. 지난해 12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하기 전 송성문은 “(이)정후는 생활 영어를 어느 정도 잘하는 것 같은데 (김)혜성이는 아직 잘 못하는 것 같다. 확실히 1년차와 2년차는 차이가 있다”며 김혜성의 영어 실력을 밝힌 바 있다.
농담이긴 해도 통역이 없는 게 목표라고 말할 만큼 김혜성은 미국에서 성공 의지가 크다. 언어는 그 나라에서 지내는 시간만큼 는다. 김혜성이 롱런한다면 자유롭게 듣고 말하는 수준까지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 영어가 늘면 코치나 선수들과 깊은 소통으로 야구 실력까지 늘 수 있다.
[사진] LA 다저스 김혜성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를 위해선 올 시즌이 정말 중요하다. 지난해 1월 다저스와 3+2년 보장 1250만 달러, 최대 2200만 달러에 계약한 김혜성에겐 분기점이 되는 해다. 지난해에는 신인으로 적응기라는 요소가 참작됐지만 2년차가 된 올해는 성적으로만 평가받게 된다. 다른 핑계를 댈 수 없다.
김혜성에게 보장된 자리는 없다. 주전 2루수 토미 에드먼이 겨우내 발목 수술과 재활로 개막전 합류가 어렵지만 김혜성에게 바로 그 자리가 주어지지 않는다.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운영사장은 유망주 알렉스 프리랜드를 2루 대안으로 언급하며 김혜성과 경쟁을 붙이겠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를 모를 리 없는 김혜성은 모든 면에서 발전하겠다고 다짐했다. “타격, 주루, 수비 전부 다 부족하다고 느꼈다. 이렇게 좋은 리그, 좋은 팀에서 뛰려면 야구 선수로서 더 많은 발전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 김혜성은 타격에 대해 “메이저리그는 한국과 구종도, 스피드도 많이 다르기 때문에 거기에 맞는 스윙이 생겨야 된다. 스윙, 내 몸의 움직임을 많이 바꾸고 있다”며 기술적 변화를 주고 있다고 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