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가 중심의 창업사회로 대전환’을 선언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주재한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에서 K스타트업을 국가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테크 분야 4000명, 로컬 분야 1000명 등 모두 5000명의 창업 인재를 선발해 1인당 200만원의 창업 활동 자금을 지원하는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또 이 프로젝트에서 선발된 초기 창업가들에게 집중 투자하는 500억원 규모의 ‘창업 열풍 펀드’를 조성해 성장 자금을 공급한다는 계획도 보탰다.
시의적절하며, 환영할 만한 조치다. 대한민국은 지금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가 성장의 한계에 이르고, 인공지능(AI) 시대가 초래하고 있는 ‘노동의 상실’ 시대를 맞고 있다. 하지만 ‘모두의 창업’이 국가창업시대의 과정이라면 몰라도, 최종 목표가 될 수는 없다. 창업의 양적 팽창이 실질적인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게임 체인저’를 키워내는 질적 성장에 정책의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 핵심은 대학과 연구소에 잠들어 있는 초격차 기술을 사업화하는 ‘딥테크 기반 창업’에 있다. 이스라엘이 인구 900만 명의 소국임에도 ‘스타트업 국가’로 우뚝 선 비결은 단순히 창업자가 많아서가 아니다. AI와 양자·바이오 등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분야에 국가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하고, 이를 시장에서 꽃피우는 ‘기술 사업화’ 시스템이 독보적이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 역시 ‘모두의 창업’으로 넓힌 저변 위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가진 팀들이 ‘죽음의 계곡’을 건널 수 있도록 대규모 R&D 자금과 정교한 기술 지원 체계를 매칭해 주어야 한다.
국가 주도의 창업 프로젝트는 처음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만 해도 전국 시도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세울 정도였으나 확실한 결실을 맺지 못했다. 그간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창업의 문을 넓혔다면, 이제는 그 문을 통과한 인재들이 글로벌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장 시스템이 필요한 시기다. 이번 국가창업시대 선포가 구호를 넘어, 대한민국을 세계 최고의 딥테크 혁신 허브로 탈바꿈시키는 실질적인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