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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노무현 길 갈 것" 이광재, 강원지사 불출마로 '세번째 양보'

중앙일보

2026.02.01 12:00 2026.02.0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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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더불어민주당 강원도지사 후보 경선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던 ‘원조 친노’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 1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총장은 페이스북에 “우상호 수석의 승리를 돕겠다”면서 “저부터 단합의 실마리를 풀겠다. 승리의 길에 밀알이 되겠다”고 썼다. 그는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 한국 정치를 망친다’ ‘더 큰 대의를 가지고 정치를 해라’는 노무현 대통령 평소 말씀을 몸으로 실천하겠다”라고도 했다.
지난해 12월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우상조 기자

이번 불출마는 2020년 정계복귀 이후 이 전 총장이 정치적 갈림길에서 택한 3번째 양보다. 그간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이 전 총장은 본선 경쟁력에서 우 전 수석에게 비교우위를 점해 왔다. G1방송·리얼미터의 양자 가상대결(지난달 1~2일, 무선전화 ARS)에서 이 전 총장(49.5%)은 김진태 강원지사(37.0%)를 12.5%포인트 앞섰지만 우 전 수석(46.3%)은 김 지사(38.1%)를 8.2%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이날 새벽까지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 기회와 명분 사이에서 명분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페이스북에 “살신성인, 선당후사의 통 큰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고 썼다.
2022년 당시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강원지사 후보가 강원 속초 먹자골목에서 유세하는 모습. 이광재 캠프 제공

이 전 총장은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3개월 만에 치러진 지방선거에 강원도지사 후보로 나섰다가 45.92%의 득표율로 김진태 국민의힘 후보(54.07%)에게 패했다. 강원도지사 때인 2011년 혐의를 부인했던 박연차 게이트 관련 사건으로 피선거권이 박탈된 지 9년만인 2020년 총선 승리(강원 원주갑)로 정계에 복귀해 의정활동에 의욕을 보이던 때 겪은 일이었다.

당시 패색이 짙은 선거판에 이 전 총장을 끌어들인 게 우 전 수석이었다. 4선 중진이던 우 전 수석은 SNS에 “민주당은 아무도 후보 신청을 하지 않았다”며 “어려운 환경이지만 이광재 의원이 결단을 내려주길 부탁하고 싶다”고 썼고 이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의 공식 요청이 이어졌다. 이 글에 우 전 수석은 “이제 국회의원 2년째인데 도지사 선거 나오라고 하는 것은 본인에게나 원주시민들에게 미안한 일”이라며 “그러나 강원도의 발전을 위해서는 이광재만 한 인물이 없다고 본다”는 말도 남겼다. 이 전 총장은 당시 낙선 인사에 “출마를 결심했을 때 이미 낙선을 각오했다”며 “강원도민들에게 의미 있는 미래를 드리고 싶었다”고 적었다.
2024년 22대 총선 더불어민주당 경기 성남 분당갑 후보였던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김종호 기자
두 번째 강원지사 도전으로 의원직을 내려놓은 이 전 총장은 2년 뒤 총선에서 또 한 번 양보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울 종로에 출마할 즈음부터 20년 가까이 살아왔던 종로에 도전하려 했지만, 노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와 경쟁할 수 없었다. “노무현의 가치를 지키는 길을 가겠다”고 물러선 그는 결국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당에 몸을 맡겨 연고가 없는 경기 성남 분당갑에 차출됐고,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에게 졌다. 이 전 총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바보 노무현과 함께했던 이광재가 바보의 길을 당당하게 가겠다”며 “노무현 대통령께서 안전한 종로 대신 ‘험지’인 부산에서 도전했듯이 저도 더 어려운 길을 택하겠다”는 말도 남겼다.




이찬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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