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이 아닌 치위생사에게 환자들의 채혈을 지시한 치과의사가 받은 자격정지 3개월 처분이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치과의사는 자신의 행위가 ‘의료인이 아닌 자에게 의료행위를 하게 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고, 보다 경미한 처분을 받을 수 있는 ‘의료기사(치위생사 등)에게 업무 범위를 벗어나게 한 경우’에 해당한다면서 자격정지 15일로 낮춰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의료기사에게 업무 범위를 벗어나게 한 경우’에 채혈 등의 의료행위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이정원)는 지난해 11월 27일 치과의사 A씨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낸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단했다.
A씨는 치과위생사들에게 환자 총 570명에 대한 채혈을 지시한 혐의(의료법 위반)로 벌금 1000만원 선고를 확정받았다. 보건복지부는 A씨의 행위가 무면허 의료행위를 금지하는 의료법 27조 1항을 위반했다며 3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A씨는 복지부가 자격정지 행정처분 기준을 명시한 의료법 66조 적용을 잘못했다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3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내리면서 66조 1항 5호 및 10호 등을 근거로 A씨가 의료인이 아닌 자에게 의료행위를 하게 하거나 의료인이 면허된 것 외의 의료행위를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봤다. 그러나 A씨는 자신의 행위는 의료기사에게 그 업무의 범위를 벗어나게 한 경우(1항 6호)에 해당해 자격정지 15일이 맞다고 반박했다. 의료기사에게 업무의 범위를 벗어나 채혈을 하도록 지시하게 했다는 것이다.
법원은 “A씨 주장대로라면 의료기사로 하여금 의료행위를 하도록 한 경우, 의료인이 면허 범위를 벗어나 의료행위를 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보건위생상 더 큰 위해 가능성이 초래될 수 있다”며 그럼에도 “의료인이 면허범위를 벗어난 의료행위를 했을 때(자격정지 3개월)보다 훨씬 경미한 행정처분 기준(자격정지 15일)을 적용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추어보면 ‘의료기사에게 그 업무 범위를 벗어나게 한 때’에 의료진이 직접 해야 하는 의료행위를 의료기사에게 시술하도록 하는 경우가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의료기사에게 업무의 범위를 벗어나게 한 경우’는 의료행위 외에 진료기록부를 대신 작성하도록 하는 경우 등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