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최고의 감정이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순간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또 한 번, 끝에서 승부를 바꿨다.
영국 'BBC'는 2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최근 흐름을 조명하며 "연결, 감정, 그리고 극적인 결말"을 키워드로 들었다. 풀럼을 상대로 한 3-2 승리,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결승골은 단순한 승점 3점 이상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일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 홈 경기에서 풀럼을 3-2로 꺾었다. 맨유는 리그 3연승과 함께 승점 41점(11승 8무 5패)을 기록하며 4위 자리를 지켰다.
이날 올드 트래포드의 주인공은 결승골을 넣은 벤야민 세슈코였다. BBC는 시선을 조금 더 뒤로 돌렸다. 맨유가 왜 이런 경기에서 살아나는지, 그리고 그 장면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묻는 데 초점을 맞췄다.
마이클 캐릭 임시 감독의 소감은 그 감정을 압축했다. "이곳에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감정이다. 스트레트포드 엔드 앞에서 이런 순간을 맞이하면 의미가 더해진다. 단순한 승리가 아니다. 연결과 감정이 겹겹이 쌓인다"라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BBC는 이 장면이 맨유의 'DNA'라는 말이 공허한 수사가 아님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많지만, 적어도 이런 밤만큼은 그 정체성이 분명하게 드러난다는 설명이다.
자연스럽게 비교 대상은 전임 사령탑 후벵 아모림이었다. 아모림 체제에서도 극적인 승리는 있었다. 지난해 유로파리그 리옹전 5-4 승리가 대표적이다. 다만 BBC는 "문제는 빈도와 연속성"이라고 짚었다.
통계는 냉정했다. 캐릭의 두 번째 임시 감독 부임 이후 맨유는 리그 3연승을 달렸다. 아모림은 14개월 동안 단 한 차례만 리그 연승을 기록했고, 3연승은 36경기에 한 번뿐이었다. 캐릭은 통산 다섯 번의 리그 경기 중 네 번을 이겼다. 이는 맷 버스비(1946년), 올레 군나르 솔샤르(2019년)에 이어 세 번째 사례다. 반면 아모림의 프리미어리그 평균 승점은 1.23으로, 알렉스 퍼거슨 감독 이후 최저였다.
전술 변화도 짚었다. 스리백에서 포백으로의 전환은 수비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진 못했지만, 팀을 더 나쁘게 만들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코비 마이누의 복귀 공간을 만들었다는 점이 컸다. 아모림 체제에서 마이누는 브루노 페르난데스와의 역할 중첩 속에 리그 선발 기회를 거의 얻지 못했다.
풀럼전에서 마이누는 다르았다. 수비적으로도 안정감을 보였고, 전진 패스와 공간 점유로 공격 전개의 핵심 역할을 맡았다. 캐릭은 "공수 모두에서 해야 할 일이 많았는데, 마이누는 훌륭했다. 공을 잡아도 전혀 주눅 들지 않는다"라고 평가했다.
맨유는 이제 다음 시험대를 맞는다. 토트넘 홋스퍼와 맞대결이다. 지난 시즌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맨유는 토트넘에 막혔고, 그 패배는 재정과 명성 모두에 큰 타격을 남겼다. 당시 전술 대응에 실패한 아모림은 그 순간 경질됐어도 이상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BBC는 "클럽은 믿음을 택했지만, 결국 유럽 대항전 탈락 위기 앞에서 결단을 내렸다"라고 전했다. 그리고 캐릭은 단 세 경기 만에 맨유를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으로 끌어올렸다. 7위권과의 격차도 벌어졌다.
논쟁은 남아 있다. 캐릭이 정식 감독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이다. 그러나 BBC의 결론은 분명했다. "이제 논쟁의 초점은 캐릭이 아니라, 아모림이 왜 그렇게 오래 있었느냐에 있다"라고 짚었다.
극장골 하나가 모든 걸 바꾸진 않는다. 다만, 올드 트래포드의 밤은 분명한 질문을 던졌다. 맨유는 지난 1년을 허비한 것일까. 그리고 지금, 다시 본래의 길로 돌아가고 있는 것일까.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