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미 어워즈 무대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단속 정책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또 미네소타에서 연방 요원들의 단속 과정에서 2명이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 등에 항의하며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중단을 촉구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ICE OUT’이라는 배지를 착용하기도 했다.
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제68회 그래미 시상식에서는 주요 부문을 제외하고 다수의 상을 시상하는 사전행사(Premiere Ceremony)에서는 ICE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을 비판하고 단속 작전 중단을 촉구하는 발언이 쏟아졌다.
‘라틴 팝의 여왕’이라 불리는 쿠바 출신 가수 글로리아 에스테판(68)은 이날 라틴 앨범 부문 상을 받은 뒤 “모든 사람이 여기에 있고 싶어 하는 이유인 민주주의 원칙의 핵심을 소중히 간직하고 지켜내야 한다”며 “우리 정부가 인간성(humanity)에 대한 우리의 간청을 들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R&B 노래·퍼포먼스 부문 트로피를 거머쥔 가수 켈라니 역시 “함께하면 우리는 더 강해진다. 지금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부당함에 맞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ICE를 비난하는 욕설을 외치며 소감을 마무리했다.
컨트리 듀오 퍼포먼스 부문 수상자인 가수 겸 래퍼 샤부지는 나이지리아 출신 1세대 이민자인 어머니에게 감사를 표한 뒤 “이민자들이 이 나라를 건설했다. 이 상은 그분들과 모든 이민자 자녀를 위한 것”이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행사장에는 켈라니와 싱어송라이터 에이미 앨런 등 다수의 음악인이 ICE의 단속 작전 중단을 촉구하는 ‘ICE Out) 배지를 달고 참석했다.
라틴계 이민자 옹호단체마레모토의제스 모랄레스 로케토 사무국장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음악인들은 특히 반항적이고 펑크록의 정신을 옹호한다”며 “우리가 여기서 큰 지지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얼터너티브·인디포크 밴드 ‘본 이베어’ 멤버 버논은 “미니애폴리스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지금 진짜 필요한 일을 하고 있고, 우리는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지난달 7일·24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르네 굿(37)과 알렉스 프레티(37)가 연이어 이민단속 요원의 총에 맞아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트럼프 정부의 이민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는 미국 전역으로 빠르게 번졌다. 지난달 30일엔 미국 46개 주 250개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 시위는 ‘전국 셧다운(National Shutdown)’으로 명명되며 “일하지 말고, 학교에도 가지 말고, 쇼핑도 하지 말라”는 형태로 진행됐다. '셧다운'은 이번 사건이 미국 사회를 일시 중단시킬 만큼 중요한 사안이란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