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지금 못 하면, 핑계는 없다. 이번 시즌 아스날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놓친다면 이유는 하나다. 스스로 놓친 것이다.
영국 'BBC'는 2일(한국시간) "아스날이 지금 우승하지 못한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아스날 스스로에게 있다"라며 현재 리그 판도를 이렇게 정리했다. 경쟁자들이 스스로 무너지는 사이, 아스날은 가장 완벽한 주말을 보냈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얼마 전 팬들에게 "즐기는 배(fun boat)에 올라타라"라며 불안감을 잠재우려 했다. 당시만 해도 그 배의 키를 쥔 인물이 펩 과르디올라, 우나이 에메리가 될 것이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불과 일주일 만에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아스날은 리즈 유나이티드를 4-0으로 완파하며 할 일을 마쳤고, 이후 경쟁자들의 결과를 지켜봤다. 결과는 아스날에 완벽하게 유리하게 흘렀다. 맨체스터 시티와 아스톤 빌라가 연달아 미끄러졌다. 리그 선두 아스날은 승점 6점 차로 여유 있게 앞서 나갔다.
빌라는 홈에서 브렌트포드에 패하며 2경기 연속 안방에서 고개를 숙였다. 우나이 에메리 감독이 줄곧 "우리는 우승 후보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이유가 드러난 경기였다.
맨체스터 시티는 더 충격적이었다. 토트넘 홋스퍼 원정에서 전반을 2-0으로 앞서고도 2-2 무승부에 그쳤다. 후반 25분 도미닉 솔란케의 '스콜피온 킥' 동점골이 터진 순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의 함성만큼이나 북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인근에서도 환호가 울려 퍼졌을지 모른다.
BBC 보도에 따르면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전체적으로 좋은 경기를 했다. 토트넘이 더 많은 선수를 전진 배치하며 흐름을 가져갔고, 이후 그들이 모멘텀을 잡았다"라며 "아직 14경기가 남아 있다"라고 말했다. 득점자 앙투안 세메뇨 역시 "끝난 건 아니다"라고 했지만, BBC의 평가는 냉정했다.
맨시티는 이날 전반 2골 이상 앞선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한 첫 사례를 남겼다. 2018년 이후 115경기 연속 이어오던 기록이 끊겼다. 실수, 방심, 그리고 흔들리는 멘탈. 지금의 맨시티는 우승 경쟁자다운 안정감과는 거리가 있다.
리그 흐름도 아스날 쪽으로 기울어 있다. 맨시티는 올해 들어 리그 6경기에서 1승에 그쳤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보되/글림트에 1-3으로 패하는 등 흔들림이 이어지고 있다. "자신감 넘치는 챔피언의 모습이 아니다"라는 BBC의 평가는 과장이 아니다.
물론 아스날도 완벽하진 않았다. 리버풀, 노팅엄 포리스트와 비기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패하며 흔들린 시기도 있었다. 그 고비를 지나 나온 현재 위치는 승점 6점 차 선두다. 경쟁자들이 넘어지는 사이, 아스날은 가장 꾸준한 팀으로 남았다.
BBC는 분명하게 결론을 내렸다. "이제 모든 것은 아르테타와 아스날의 몫이다."
2004년 이후 첫 프리미어리그 우승. 지금 이 기회를 놓친다면, 더 이상 외부에서 이유를 찾기 어렵다. 지금의 아스날은 '지금 아니면 안 되는' 시즌 한가운데에 서 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