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쿨 러닝(1993년)으로 유명한 자메이카 봅슬레이팀이 한국이 빌려준 썰매를 타고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카리브해 ‘눈 없는 섬나라’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은 1998년 캘거리 올림픽에 데뷔해 전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이들의 도전은 할리우드 영화 ‘쿨 러닝’의 영감이 됐다. 주인공들은 썰매를 탈 때 “Feel the Rhythm, feel the rhyme, get on up, it's bobsled time!”(리듬과 운을 느껴라. 일어나라, 봅슬레이 탈 시간이다)”이라는 유명한 대사를 남겼다.
자메이카 봅슬레이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출전권 3장을 따냈다. 여자부 모노봅(1인승), 남자 2인승과 4인승 종목에 나서고, 여자 2인승도 예비 1순위다.
남자 2인승과 4인승에는 파일럿인 셰인 피터를 비롯해 안드레이 데이커스, 주니어 해리스, 티퀸도 트레이시, 조엘 피에론이 조합을 이룬다.
봅슬레이 선수 출신 원윤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후보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한국은 자메이카와 업무협약을 하고 이번 올림픽까지 남자 4인승 썰매를 빌려줬다. 한국이 작년 세계선수권대회 때도 사용했던 오스트리아산 썰매로, 가격이 1억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메이카 4인승은 지난해 11월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북미컵에서 이 썰매를 타고 역사적인 첫 우승을 거둔 바 있다. 자메이카 봅슬레이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은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 남자부 4인승 14위다.
2018 평창 올림픽 당시 영국 국가대표로 봅슬레이 여자 2인승 8위를 기록했던 미카 무어는 2024년 할아버지의 나라 자메이카 국적을 취득하면서 이번 올림픽에 모노봅에 나선다. 무어는 “아플 때도, 지칠 때도, 남들이 멈추려 할 때도, 행복한 순간에도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자메이카 봅슬레이는 2018 평창 올림픽 때 여자 2인승 출전했고, 직전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 역대 최다인 3개 종목에 출전했다. 이번에도 동일하게 세 종목에 나서면서, 동계 스포츠에서 꾸준한 경쟁력을 보여주는 열대 국가가 됐다.
쿨 러닝 속편이 나올 때가 된 것 같다. 이번 자메이카 대표팀은 승패와 관계없이 영화 쿨러링의 어브 블리처의 코치가 남긴 명언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금메달은 분명 멋진 거야. 하지만 금메달 없이도 충분치 않다면, 금메달이 있어도 결코 충분하지 않을 거야.”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봅슬레이 경기는 12일부터 22일까지 코르티나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