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사랑과 야유가 동시에 따라붙는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는 왜 레알 마드리드에서 가장 '분열적인' 존재가 됐을까.
영국 'BBC'는 2일(이하 한국시간) 레알 마드리드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둘러싼 복잡한 시선을 조명했다. 라요 바예카노전 선제골 이후 비니시우스의 세리머니는 명확한 메시지였다. 유니폼의 엠블럼을 여러 차례 입맞추고, 관중석을 향해 소리를 더 내달라고 손짓했다. 울트라스 쪽을 향해 유독 호응을 유도한 장면은 충성심을 재확인하려는 의도로 읽혔다.
레알 마드리드는 1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스페인 라리가 22라운드 경기에서 라요 바예카노를 2-1로 꺾었다. 이 승리로 레알 마드리드는 승점 1점 차로 선두 FC 바르셀로나를 다시 압박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경기에서 비니시우스는 또다시 야유의 대상이 됐다. 최근 몇 달 사이 베르나베우 일부 관중은 그를 가장 자주 표적으로 삼아왔다. 결정적 골을 넣어도 분열은 사라지지 않는다.
왜 비니시우스가 화살을 맞는가. 분노의 배경은 팀 상황이다. 레알은 코파 델 레이에서 2부 리그 팀에 탈락했고, 챔피언스리그 16강 직행에 실패해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리그 순위는 바르셀로나 아래다. 17위 팀과의 승리를 어렵게 가져간 경기력, 시즌 도중 두 번째 감독 교체도 불안을 키웠다. 팬들은 책임의 대상을 찾고 있고, 그 화살이 비니시우스로 향했다.
수치도 근거로 거론된다. 라요전 골은 비니시우스의 리그 첫 득점이었다. 10월 4일 이후 처음이다. 올 시즌 공식전 8골로 팀 내 두 번째 득점자다. 기대치는 더 높다. 킬리안 음바페의 37골과 비교되며 생산성이 도마 위에 오른다.
BBC 칼럼니스트 기예름 발라게는 시선의 본질을 이렇게 짚었다. "레알 팬들은 이기게 해줄 선수에게 분노를 돌린다. 동시에 '레알다움'의 본질에서 멀다고 느끼는 인물에게도 화살이 향한다. 비니시우스는 많은 팬에게 낯설게 느껴진다"라고 분석했다.
발라게는 경기 중 반응, 행동, 전 감독 사비 알론소와의 공개적 갈등, 컵대회 패배 당시 벤치에서 보인 태도, 소셜 미디어 프로필 사진을 레알에서 브라질로 바꾼 행위까지 열거했다. 인종차별을 지적하는 공개 발언 역시 일부에겐 불필요한 갈등으로 비친다고 덧붙였다. "도발적이고 오만하다는 인식이 중립적 해석을 가로막는다. 그 의심은 소모적이다. 베르나베우는 변동성을 좋아하지 않는다. 악순환이다"라고 주장했다.
더 깊은 층위도 있다. 스페인 축구에 남아 있는 인종차별의 잔재다. 비니시우스는 수차례 인종차별 피해를 겪었다. 2022년 바야돌리드전에서 그를 모욕한 가해자들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졌고, 2023년 발렌시아전 가해자들에게도 실형이 선고됐다. 비니시우스는 "나는 인종차별의 피해자가 아니라 인종차별주의자들의 악몽"이라고 말한 바 있다.
라요전 경고 누적으로 다음 라운드 발렌시아전에 결장한다. 일부 발렌시아 팬은 고의로 경고를 받았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발라게는 "상대를 두렵게 만든 선수는 어디서나 야유를 받는다. 그는 비판과 맞서기로 선택했다. 스페인에선 축구장에서 모든 게 허용된다는 잘못된 인식이 존재했다. 비니시우스는 충분한 지지 없이 싸워왔다. 선수는 정치적이지 말라는 요구가 있다. 그는 받아들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계약 문제도 불씨다. 비니시우스는 아직 재계약에 서명하지 않았다. 레알은 클럽월드컵 이전부터 연장안을 준비했다. 스타의 헌신은 경기력뿐 아니라 장기적 약속으로도 평가된다. 서명이 늦어질수록 '올인하지 않았다'는 해석이 따라붙는다. 최근 엠블럼 키스 세리머니와 소셜 미디어 메시지는 충성의 신호로 읽힌다.
그는 알론소 체제에 불만을 품고 협상을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새 감독 알바로 아르벨로아는 잔류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고, 최종 결정권은 선수에게 있음을 인정했다. 발라게의 전망은 이렇다. "레알은 2027년 이전에 재계약을 원한다. 가능성도 높다. 다만 팬들의 분노가 계속된다면 고민은 커질 수 있다. 온전히 환영받지 못하는 곳에 머물 이유가 있는가"라고 짚었따.
결국 질문은 하나다. 비니시우스는 레알을 사랑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베르나베우는 그 신호를 같은 강도로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을까.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