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일 정청래 대표를 사이에 두고 “하늘 아래 두개의 태양은 없다”, “면전에서 면박 주고 비난하는 것이 민주당 가치냐” 등 조국혁신당과의 합당문제로 부딪혔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는 당 대표로서 합당 제안을 한 것이지, 합당을 결정하거나 합당을 선언한 것이 아니다”며 “전(全) 당원 투표로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혁신당과)통합해 (6·3 지방) 선거를 치르는 것이 하나라도 이익이고 승리의 가능성을 높인다”라고 했다.
이에 이언주 최고위원은 “지난주 기자회견을 통해 당 대표의 합당 제안이 대표의 독단적 결정에 따른 제안일 뿐, 당의 공식 제안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공식 사과와 제안 철회를 요구했으나 그 이후 어떠한 답도 듣지 못했다”며 “민주적 선결 절차를 패싱한 어떠한 합당론이나 협상도 유효하지 않음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나 소설을 보면 고대 로마에서는 2인자 3인자들에 의한 반란이 빈번했다. 최근 상황을 보면 고대 로마가 생각난다”며 “하늘 아래 두개의 태양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진리”라고 했다. 이어 “이 사안의 정치적 본질은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매우 높고 권한이 강력한 임기 초반에 2인자, 3인자들이 판을 바꿔 대권을 향한 욕망, 본인들이 간판이 되려는 욕망이 표출된 결과”라며 “조기 합당은 민주당의 주류 교체 시도이자 이재명의 민주당을 정청래, 조국의 민주당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조국혁신당이 내세우는 '토지공개념', 미국 대외 전략에 대한 입장이 당·정 노선과 차이가 있다며 "국민들은 조국혁신당이 이재명 정부 중도 실용 노선과 궤를 같이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현재 이재명 정부의 중도 실용 노선을 뒷받침하는 민주당 중심의 흡수합당이 아닌 조국혁신당의 DNA를 유지하면서 하는 합당은 논의 대상 자체가 되기 어렵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국민들이 중도 실용 노선을 찬성하고 압도적 지지를 보내는데 자꾸 당이 독자 노선을 추구하거나 노선 갈등이 심각하게 벌어진다면 당과 대통령의 지지율이 계속 디커플링되다가 결국 대통령의 국정 지지까지 흔들리게 될 수밖에 없다”면서 “저는 혁신당의 노선과 정책에 대해 충분히 존중한다. 하지만 집권 여당이 정권 초기에 섣부른 합당으로 정부와 사사건건 노선 갈등을 빚는 세력을 만들어 열린우리당 시즌2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다가오는 지선도 이재명 정부로 치르면 충분하다"며 "그 간판을 바꾸려는 불필요한 시도를 할 일이 뭐가 있느냐”고 했다.
황명선 최고위원도 “(정 대표가 선출된) 지난해 8월3일 이후 돌아보면 우리 민주당은 국정을 뒷받침하기보다 당무 관련 갈등과 논쟁에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했다”며 “이제 소모적인 합당 논의를 멈추고 국정을 뒷받침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내의 갈등 요소를 뒤로 돌리고 국정 지원과 민생 개혁 입법에 당력을 집중하자”고 촉구했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이번 합당 제안은 전적으로 대표 개인의 제안이었고 최고위원회에는 논의도 없이 그야말로 일방적 통보, 전달만 있었다. 심한 자괴감을 여전히 느끼고 있고 어떠한 원칙도 지키지 못했다”며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추진은 이제 원점에서 다시 시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박에 나선 문정복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께서 당대표를 하시던 시절이 기억난다”며 “의총이고 최고위원회의고 공개적인 자리에서 대표를 앞에 앉혀놓고 그 모진 말을 쏟아냈던 사람들 그 사람들 지금 어디 있나. 그 사람들 당원들이 다 심판했다”고 말했다.
문 최고위원은 “공개적인 면전에서 면박을 주고 비난하고 이렇게 하는 것이 민주당의 가치인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그는 “적어도 정부 여당의 공당의 대표가 제안한 내용을 가지고 이렇게 공개적인 석상에서 모욕에 가까운 얘기를 하는 것은 저는 당인으로서의 자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당원들이 결정을 할 차례인데, 그 과정도 지켜보지 못하나”라고 말했다.
아울러 문 최고위원은 “무엇 때문에 이러는지 공익을 핑계로 해서 사익을 채우는 것은 아닌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비공개 최고에서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사안이고 국민들을 대상으로 이런 날 선 공방이 오가는 것이 과연 민주당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저는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덧붙였다.
정 대표는 합당론에 대한 갈등이 공개 분출하자 추가 발언을 통해 “당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의 최종 책임은 당 대표에게 있다”며 “당원들에게 길을 묻고, 당원들이 가라는 곳으로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