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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설탕 ‘민생 품목’ 담합 전면 수사…검찰, 52명 무더기 기소
중앙일보
2026.02.01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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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와 설탕, 전기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된 핵심 품목에서 수년간 가격 담합을 벌여 물가 상승을 초래한 업체와 임직원들이 검찰 수사 끝에 대거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국민 생활필수품 시장 질서를 교란한 담합 사건을 집중 수사해 총 52명을 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검찰은 먼저 국내 밀가루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제분사들의 담합 행위를 적발했다.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삼양사, 대선제분, 삼화제분, 한탑 등 제분사 6곳의 대표이사를 포함해 총 20명이 불구속기소됐다.
이들은 2020년 1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밀가루 가격의 인상 여부와 인상 폭, 시기 등을 사전에 합의해 결정하는 방식으로 담합한 혐의를 받는다. 이 기간 담합 규모는 5조991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담합 기간 동안 밀가루 가격은 최고 42.4%까지 인상됐으며, 이후 일부 조정이 이뤄졌음에도 담합 이전 대비 약 22.7%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설탕 시장에서도 유사한 담합 행위가 확인됐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등 제당사들은 2021년 2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설탕 가격의 변동 폭과 시기를 합의해 결정한 혐의를 받는다.
설탕 담합 규모는 3조2715억원으로 조사됐으며, 설탕 가격은 담합 이전과 비교해 최고 66.7%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 요청을 받아 수사를 확대해 대표급 임원 2명을 구속기소하고, 9명과 2개 법인을 불구속기소 했다.
한국전력 발주 입찰을 둘러싼 담합 사건도 함께 적발됐다. 효성, 현대, LS 등 10개 업체는 2015년 3월부터 2022년 9월까지 한전이 발주한 가스절연개폐장치 입찰 145건에서 낙찰자와 낙찰 가격을 사전에 협의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담합 규모는 총 6776억원이며, 업체들이 취득한 부당 이득은 최소 16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담합을 주도한 4개 사 임직원 4명을 구속기소하고, 15명을 불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밀가루와 설탕은 빵과 라면 등 국민 식생활의 근간을 이루는 원재료로, 가격 담합으로 인한 물가 상승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됐다”며 “한전 입찰 담합 역시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져 서민 경제에 큰 부담을 줬다”고 밝혔다.
이어 “과징금과 시정조치 중심의 행정 제재만으로는 담합을 근절하기 어렵다”며 “실제 범행을 주도하고 실행한 개인에 대한 형사처벌이 이뤄져야 법 집행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재홍(
[email protect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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