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경찰청 차장)이 2일 최근 입법예고된 정부의 중대범죄수사청 신설법안에 대해 “중수청의 직무 범위가 9대 범죄 등으로 폭넓게 입법예고됐다”며 “국민들의 혼란과 불편을 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12일 정부의 중수청 법안이 공개된 뒤 경찰이 공개적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 대행은 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중수청 직무 범위가) 경찰과 지나치게 중복돼 어느 수사기관이 어떤 범죄를 관할하는지 알기도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중수청에게 이첩 요청 건과 임의적 이첩권을 부여할 경우 경찰과 중수청 간 사건 핑퐁이라든지 수사 지연을 초래할 우려가 높다”라며 관련 입장을 정부 소관 부처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오는 10월 출범할 중수청과 공소청 설치법안은 검찰청을 78년 만에 폐지해 중요 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중수청과 기소 및 공소 유지만 전담하는 공소청으로 분리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중수청이 수사하는 9대 범죄는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 참사·마약·내란 및 외환·사이버 등으로, 경찰과 대부분 중첩된다.
유 대행은 또 중수청이 수사 인력을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한 것에 대해서도 “장기적인 인재 유치를 위해서 일원화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는 의견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유 직무대행은 오는 3일부터 시작되는 6·3 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에 맞춰 선거 관련 불법행위 단속 체계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유 대행은 “선거 관련 불법행위에 대한 첩보 수집을 강화할 것”이라며 “공정성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주요 선거범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 정당이나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