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버스 요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눈밭에 버려진 11살 초등학생 사건으로 개막 전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올림픽조직위원회는 소년에게 올림픽 개막식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겨 이번 논란을 헤쳐가기로 했다.
현지 매체 등 외신을 종합하면 전후가 이렇다. 지난달 27일 코르티나담페초 인근 마을에 사는 초등학생 리카르도 주콜로토는 늘상하던 대로 지역 버스를 타고 귀가 중이었다. 갑자기 버스 기사가 리카르도에게 승차권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평소 사용했던 2.5유로짜리 승차권을 내민 리카르도에게 버스 기사는 “올림픽 기간 특별 요금인 10유로짜리 승차권이 아니니 차액을 지불하라”고 말했다. 버스 기사는 돈이 없다는 리카르도를 버스에서 내리게 한 뒤 그대로 떠났다. 리카르도는 영하 3도의 날씨 속에 눈길을 헤치며 6㎞를 걸어 집에 도착했다. 전후 사정을 전해 들은 부모는 분노했고 지역 당국에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리카르도는 휴대전화도 없어 연락할 수 없었고, 귀가 당시 저체온 증세도 보였다고 한다. 분노는 이탈리아 전역으로 번졌다.
비난이 버스 회사 및 기사, 그리고 올림픽조직위 쪽에 빗발쳤다. 회사 측은 해당 기사를 정직 처분하고 자체 조사에 나섰다. 지역 검찰청도 아동 유기 혐의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그렇지 않아도 올림픽 개최로 공공요금 등 물가가 많이 올라 여론이 안 좋은 상황. 상황이 점점 더 악화하자 올림픽조직위는 지난 1일 사과 메시지와 함께 대책을 내놨다. 오는 6일 열릴 올림픽 개막식에 리카르도를 특별 출연자로 초청했다. 리카르도를 개막식 주제인 ‘조화(Armonia)’와 올림픽 가치인 ‘화합’ ‘포용’의 상징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개막식을 연출하는 마르코 발리치 총감독은 “소년을 차갑게 내몰았던 버스 문 대신, 전 세계를 향해 환하게 열린 밀라노의 문을 보여줄 것”이라며 “리카르도는 소외된 이를 포용하는 올림픽 정신 그 자체”라고 말했다.
발리치는 리카르도에게 개막식 전체 서사를 끌어가는 ‘젊은 안내자’ 역할을 맡길 예정이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리카르도는 홀로그램으로 연출한 눈보라 속을 걷는 장면으로 개막식에 등장함으로써 고립과 역경을 상징하게 된다. 이어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의 공연 때 작은 등불을 들고 다음 세대의 희망을 상징하는 ‘평화의 메신저’ 역할도 맡는다. 마지막으로 오륜기 입장 때 이탈리아의 스포츠 영웅들과 함께 행진하며 최연소 기수 에스코트로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