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골든’, K팝 최초 그래미 수상…본상 수상은 불발 [2026 그래미 어워즈]

중앙일보

2026.02.01 21:45 2026.02.01 22:43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케이팝 데몬헌터스의 '골든'을 만든 작사, 작곡진들이 1일 그래미 어워즈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높이 올라가 빛나는 황금빛이 되겠다는 가사를 담은 이 노래가, 정말로 금빛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주제곡 ‘골든(Golden)’의 창작진이 K팝 최초로 그래미 어워즈를 수상했다.

1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그래미 어워즈 사전 행사에서 ‘골든’은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Best Song Written For Visual Media)’ 상을 받았다. 이 부문은 곡을 만든 작곡·작사가(song writer)에게 주어진다. 이에 따라 ‘골든’을 작사·작곡한 한국계 미국 작곡가 겸 가수 이재와 작곡에 참여한 테디, 이도(IDO, 이유한·곽중규·남희동), 투웬티포(24) 등이 그래미 수상자가 됐다. 투웬티포는 수상 소감에서 “현장에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이 모든 과정에 참여한 저의 스승이자 가장 친한 친구, ‘K팝의 개척자’ 테디형에게 이 영광을 바친다”고 말했다.

그래미 어워즈에서 K팝 아티스트들이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소프라노 조수미(1993년 베스트 오페라 레코딩상), 엔지니어 황병준(2012년 최우수 엔지니어드 앨범·2016년 베스트 코럴 퍼포먼스상), , 리처드 용재 오닐(2021년 베스트 클래식 기악 솔로) 등 클래식 부문에서는 수상자가 나왔다. 하지만 ‘지구촌 팬덤’을 형성하며 2021~2023년 3년 연속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던 방탄소년단(BTS)조차 수상은 하지 못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한 장면. [사진 넷플릭스]

이번 시상식을 계기로, 일종의 ‘서브컬처’로 인식됐던 K팝에 관심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BBC는 “‘케데헌’의 그래미상 수상은 K팝 음악의 문화적·상업적 영향력에 대한 인식이 점차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케데헌‘은 2025년 가장 영향력 있는 글로벌 문화 콘텐트 중 하나이자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이 시청된 영화였다. 그리고 이제는 K팝 최초로 그래미상을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골든’을 쓰고 부른 이재에 대한 관심도 쏟아졌다. 미국 대중문화 전문지 버라이어티는 “이재는 한국계 미국인 여성 작곡가 최초로 ‘올해의 노래상’ 후보에 오르는 역사를 만들었다”고 했다. 보도전문채널 CNN은 “한국계 미국인 가수 이재에게 이 승리(수상)는 명성과 부를 넘어선 무언가를 선사했다”며 “아이러니하게도 이재를 스타로 만든 영화는 그녀가 수년 전 환멸을 느꼈던 한국 팝 음악 산업에 대한 찬가”라고 평했다.

『K팝 스타사』의 저자 배국남 평론가는 “그간 서구의 주요 언론은 K팝에 대해 ‘팝의 짝퉁’, 혹은 ‘팬덤에만 기생한 음악’ ‘예술성이 거세된 제품’ 정도로 취급해왔다”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K팝에 대한 편견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K팝으로 시작한 그래미 무대, 올해의 레코드는 배드 버니


로제(왼쪽)와 브루노 마스가 1일(현지 시간) 그래미 어워즈에서 '아파트'를 부르고 있다. [사진 AP=연합뉴스]

이날 그래미 어워즈는 K팝으로 문을 열었다. 블랙핑크 멤버 로제와 브루노 마스는 원곡보다 빠른 템포로 편곡된 록 버전의 ‘아파트’로 오프닝 무대를 장식했다. 브루노 마스는 기타를 맨 채 노래를 불렀고 로제는 무대 위를 자유롭게 오가며 브루노 마스와 호흡을 맞췄다. 테일러 스위프트 등 팝 가수들도 관객석에서 후렴구 “아파트, 아파트”를 외치며 호응했다. 한국의 하이브와 미국 유니버설 뮤직 그룹의 게펜 레코드가 만든 글로벌 K팝 그룹 캣츠아이(Katzeye)도 공연을 펼쳤다. 신인상 후보 8명이 연달아 오른 무대에서 캣츠아이는 세 번째로 등장해 두 번째 미니앨범 수록곡인 ‘날리(Gnarly)’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약 3시간 가량 진행된 시상식에서 마지막 순서로 수상자가 발표된 ‘올해의 앨범’ 상은 푸에르트리코 출신의 가수 배드 버니에게 돌아갔다. 배드 버니의 여섯 번째 솔로 앨범 ‘DtMF’는 스페인어로 제작됐는데, 그래미 어워즈에서 스페인어로 된 앨범이 ‘올해의 앨범’ 상을 탄 건 최초다.
1일 그래미 어워즈 '올해의 앨범' 상을 받은 배드 버니가 수상 소감을 밝히기 위해 무대에 올라섰다. [사진 AP=연합뉴스]

스페인어와 영어를 번갈아 가며 수상 소감을 밝힌 그는 “푸에르트리코 여러분, 제 말을 믿어달라. 우리는 100x35(섬의 면적)보다 훨씬 더 큰 존재”라며 “이 상을 고국과 나라를 떠나 꿈을 좇아야 했던 모든 분들께 바친다”고 했다. 또 다른 본상인 ‘올해의 노래’는 빌리 아일리시, ‘올해의 레코드’는 켄드릭 라마가 받았다.

한편 그래미 어워즈 후보로 이름을 올렸던 다른 K팝들은 모두 수상이 불발됐다. 로제의 ‘아파트’는 본상인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와 장르상인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등 3개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하진 못했다.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신인상’ 등 2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캣츠아이’ 역시 수상은 실패했다. 토니상 등을 수상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도 ‘베스트 뮤지컬시어터 앨범’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하지 못했다.

‘골든’ 역시 ‘올해의 노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베스트 리믹스 레코딩’, ‘베스트 컴필레이션 사운드트랙’ 등 후보로 오른 다른 4개 부문에서는 고배를 마셨다.




최민지.정은혜.최혜리(choi.minji3)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