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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돼도 강남 집 못사" 인생역전 옛말…年6조 팔린 로또의 역설

중앙일보

2026.02.01 22:31 2026.02.01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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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복권. 연합뉴스
“1등에 당첨돼도 강남 집 한 채 못 산다.”

한때 ‘인생 역전’의 상징이었던 로또가 이제는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로또 판매액은 사상 처음으로 6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1등 평균 당첨금은 20억원 안팎에 그치며 역대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2일 복권 수탁사업자인 동행복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로또복권 판매액은 전년 대비 4.6% 증가한 6조2001억원이다. 연간 로또 판매액이 6조원을 넘어선 것은 2002년 12월 로또가 판매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로또의 인기가 늘었다는 의미지만 당첨금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지난해 1등 평균 당첨금은 20억6000만원으로, 추첨 횟수가 적었던 2002년을 제외하면 사실상 역대 최저 수준이다. 최근 로또 당첨금은 2022년 25억5000만원, 2023년 23억7000만원, 2024년 21억원으로 매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로또 참여자가 늘어날수록 1등 당첨자 여럿 나올 가능성도 함께 커지고, 당첨자 1인당 수령 금액은 오히려 줄어드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등 당첨자는 812명으로, 전년(763명)보다 크게 증가했다. 로또가 도입된 이후 누적 1등 당첨자 수는 1만153명으로 처음으로 1만 명을 넘어섰다.

로또 1등 당첨금이 20억원일 경우 당첨자는 약 6억원가량을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복권 당첨금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되며, 3억원 초과분에 대해 소득세 30%와 지방소득세 3%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실제 손에 쥐는 금액은 약 14억원 수준이다.

세금을 제외한 실수령액과 급등한 집값·물가를 고려하면, 한때 ‘인생 역전’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로또의 의미가 크게 퇴색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당첨금 20억원의 실수령액인 14억원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에도 미치지 못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가구당 평균 매매가는 약 15억810만원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상당수 국민은 로또 당첨금이 충분하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변화는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로또복권 1등 당첨금에 대해 ‘만족한다’는 응답은 45.3%에 그친 반면, ‘불만족한다’는 답변은 32.7%로 집계됐다. 특히 불만족 응답자가 생각하는 적정 1등 당첨금은 평균 52억2000만원으로, 현재 평균 당첨금의 두 배를 훨씬 웃돌았다.



김연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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