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주가 조작과 암호화폐 등 가상자산 시세 조종을 적발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도입한다. 선매수 종목 추천이나, 초 단위 코인 매매 등 불공정 거래를 효율적으로 적발하기 위해서다.
2일 금융위원회·한국거래소는 온라인에서 허위 사실 유포, 종목 추천 등 이상 징후를 포착하는 ‘사이버 이상 거래 탐지 AI 시스템’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금융위·거래소·금융감독원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를 근절하겠다며 내놓은 실천 방안 중 하나다.
새 AI 시스템은 과거 이상 거래 가능성이 있다고 분류됐던 종목과 온라인 게시글, 스팸 문자 신고 내역, 유튜브 영상 등을 학습했다. 이와 함께 해당 종목의 주가 변동 자료도 분석해 자체 지표를 만들었다. 축적된 규칙을 토대로, 온라인 게시글과 스팸 문자, 공시 등을 모니터링해 주가가 이례적으로 급등하거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것으로 의심될 경우 위험도를 점수화한다. 이후 거래소 등 담당자가 실제 이상이 있는지 살피는 방식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AI 시스템으로 위험 종목을 효율적으로 분류해 불공정 거래를 사전에 적발하는 등 효율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금감원도 가상자산 불공정거래를 조사하기 위한 매매분석 플랫폼 ‘비스타’를 자체적으로 구축해 가동한다고 밝혔다. 비스타는 시세 조종이 의심되는 거래 기간을 여러 개로 세부 분할한 뒤, 각 구간에서 이상 매매가 있는지를 탐지하는 알고리즘이다. 그동안 조사원이 수작업으로 자료를 분석해야 했지만, 알고리즘을 활용하면 수 초에서 수 개월에 이르는 구간을 자동 분석할 수 있다.
금감원은 올해 말까지 AI 분석 기능을 확대할 예정이다. 조직적 시세 조종을 잡아내기 위해 유사한 형태로 매매한 계좌를 찾아내는 '혐의 계좌군 자동적출' 기능을 개발하고, 이상 거래 관련 텍스트를 분석하는 대규모 언어모형(LLM)도 구축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실제 불공정거래 혐의로 조사를 마무리한 사건을 대상으로 알고리즘 성능을 점검한 결과, 조사원이 발견한 모든 혐의 구간을 포착했다”며 “적발된 불공정거래는 엄중히 조치하는 등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