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많이 팔아도 남는 게 없다…삼성의 고민, ‘갤럭시 S26’로 판 뒤집을까

중앙일보

2026.02.01 23:03 2026.02.02 01:03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많이 팔아도 남는 게 없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맞닥뜨린 현실이다. 출하량 경쟁에서는 애플과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수익이 집중되는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뒤처지며 ‘볼륨의 함정(판매량 확대가 수익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대비 2% 늘어난 12억5000만대로 집계됐다. 애플은 아이폰 출하량이 2억4060만대로 7% 증가하며 3년 연속 세계 1위를 유지했는데, 삼성전자도 2억3910만대로 150만대까지 차이를 좁혔다.
김지윤 기자

격차는 ‘돈이 되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벌어졌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기준, 출고가 600달러(약 88만원) 이상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62%에 달한 반면, 삼성전자는 20%에 그쳤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전체 판매량의 약 25%에 불과하지만, 매출 비중은 60%를 웃돈다. 출하량 격차보다 수익 격차가 훨씬 크게 벌어지는 구조다.

김지윤 기자
이 같은 차이는 실적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1조9000억원에 그쳤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이 20조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스마트폰 사업은 수익성 둔화가 더욱 선명해졌다.

반면 애플은 아이폰 판매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썼다. 애플은 회계연도 1분기(2025년 10~12월) 매출이 전년대비 16% 증가한 1437억6000만 달러(약 206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아이폰 매출은 852억6900만 달러(약 122조원)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였다. 영업이익률도 48%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삼성 MX 사업부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김지윤 기자
삼성의 수익성 둔화는 원가 부담과 전략적 한계가 겹친 결과란 분석이 나온다. 출하량 방어를 위해 중저가 모델 비중을 늘리면서 평균판매가격은 정체된 반면,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메모리·디스플레이·카메라 모듈 등 핵심 부품 가격은 상승했다. 특히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확대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모바일 D램 가격 상승은 스마트폰 원가 부담을 키웠다.

프리미엄 전략의 시험대였던 신제품 성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삼성은 초슬림 디자인을 앞세운 ‘갤럭시 엣지’ 모델을 선보이며 차별화에 나섰지만, 판매 성과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하드웨어 혁신과 폼팩터 실험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환호를 이끌어낼 만한 결정적 요인을 만들지는 못했다는 분석이다.

시스템반도체 전략의 후퇴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은 갤럭시 S25 시리즈에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를 적용하지 못하고, 전량 외부 칩을 넣었다. AP 내재화로 원가 경쟁력과 차별화를 동시에 확보하려던 전략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자체 칩을 기반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 최적화하는 애플과 대비된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은 AI 기능을 앞세워 반전을 노리고 있다. 이달 말 공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를 기점으로 AI 기능 고도화와 제품 전략 재편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올해 약 8억대의 기기에 AI 기능을 탑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신중호 L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는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신흥시장에서도 저가 기기 대신 프리미엄 모델을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이런 시장 구조의 변화 속에서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시장 경쟁력을 얼마나 빠르게 끌어올리느냐가 향후 실적과 시장 지위 회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우([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