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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 나가”…트럼프 정부 성토장 된 그래미 [2026 그래미 어워즈]

중앙일보

2026.02.01 23:39 2026.02.02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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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 버니가 1일(현지 시간) 그래미 어워즈에서 '올해의 앨범' 상을 받은 뒤 무대에 올라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 AP=연합뉴스]

1일(현지 시간) 열린 제68회 그래미 어워즈 ‘올해의 앨범’ 상은 푸에르토리코 출신 가수 배드 버니에게 돌아갔다. 스페인어로 된 앨범이 이 상을 받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빌리 아일리시는 2020년, 2024년에 이어 세 번째로 ‘올해의 노래’ 트로피를 수상했다.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그래미 어워즈는 총 95개 부문의 수상자를 발표했다. 아티스트, 작곡·작사진, 엔지니어 등 앨범을 만든 모든 이들에게 수여되는 ‘올해의 앨범’ 부문에는 배드 버니의 여섯 번째 정규 앨범 ‘DtMF(Debí Tirar Más Fotos, 사진을 더 많이 찍었어야 했는데)’가 선정됐다.

전곡이 스페인어로 된 앨범이 ‘올해의 앨범’ 상을 탄 건 최초다. 3년 전 배드 버니의 ‘운 베라노 신 티(Un Verano Sin Ti, 너 없는 여름)’가 같은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당시 올해의 앨범 상은 해리 스타일스의 ‘해리스 하우스(Harry’s House)’에 돌아갔다. 이날 시상자로 나선 해리 스타일스는 배드 버니에게 트로피를 수여하며 감정이 북받친 듯한 모습의 그에게 큰 포옹을 건넸다.

‘최우수 도시 음악 앨범’ 상도 타며 ‘그래미 2관왕’ 타이틀을 얻은 배드 버니는 수상 소감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최우수 도시 음악 앨범’ 상을 수상하러 무대에 오른 배드 버니는 “하나님께 감사를 표하기 전에, ICE(미국이민세관집행국)는 사라지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최근 미국에서는 ICE 등 연방 이민단속 요원이 작전 과정에서 미국 시민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올해의 앨범’ 상을 수상할 때는 스페인어와 영어를 섞어 말하며 “푸에르트리코 여러분, 제 말을 믿어달라. 우리는 100x35(섬의 면적)보다 훨씬 더 큰 존재”라며 “이 상을 고국과 나라를 떠나 꿈을 좇아야 했던 모든 분들께 바친다”고 했다.
빌리 아일리시(오른쪽)가 1일(현지 시간) 그래미 어워즈에서 '올해의 노래' 상을 받은 뒤 무대에 올랐다. [사진 AP=연합뉴스]

또 다른 본상(General fields)인 ‘올해의 레코딩’ 상은 켄드릭 라마의 여섯번째 정규 앨범 ‘GNX’의 수록곡 ‘루서(luther)’에 돌아갔다. 미국의 전설적인 알앤비 소울 가수이자 작곡자인 루서 밴드로스와 셰릴 린의 1982년 곡 ‘이프 디스 월드 워 마인(If This World Were Mine)’을 샘플링한 곡이다. 켄드릭 라마는 수상 소감으로 “루서 밴드로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 중 한 명”이라며 “우리 버전으로 녹음할 수 있었다는 것이 너무 큰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로제의 ‘아파트’, 케이팝 데몬 헌터스 주제곡 ‘골든’이 함께 후보로 올랐던 ‘올해의 노래’ 부문은 빌리 아일리시 ‘와일드 플라워(Wild flower)’가 수상했다. 빌리 아일리시가 이 부문 상을 탄 건 2020년, 2024년에 이어 세 번째다. 가슴에 ‘ICE 아웃’(ICE Out) 뱃지를 단 빌리 아일리시 역시 “도둑맞은 땅 위에서 불법인 사람은 없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을 비판하는 듯한 발언을 해 좌중의 박수를 받았다.

1일 그래미 어워즈에 참석한 에이미 알렌이 'ICE 아웃'이라고 쓰인 뱃지를 가슴에 단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는 미국 정부를 비판하는 뮤지션들의 발언이 사전행사에서부터 이어졌다. 쿠바 출신 가수 글로리아 에스테판은 ‘베스트 트로피컬 라틴 앨범’ 상을 받은 뒤 “‘민주주의 원칙의 핵심’을 소중히 간직하고 지켜내야 한다”며 “우리 정부가 인간성에 대한 우리의 간청을 들어주길 바란다. 그것이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스트 컨트리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수상자 샤부지는 나이지리아 출신 1세대 이민자인 어머니에게 감사를 표하며 “이민자들이 이 나라를 건설했다. 이 상은 그분들과 모든 이민자 자녀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민단속 반대 운동 활동가들은 행사장 일대에서 참석자들에게 해당 배지를 배포했다. 라틴계 이민자 옹호단체 마레모토의 제스 모랄레스 로케토 사무국장은 AP통신에 “음악인들은 특히 반항적이고 펑크록의 정신을 옹호한다”며 “우리가 여기서 큰 지지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혜리.최민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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