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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조 잠수함’ 캐나다 조달장관 “방산 넘어 자동차 협력 원해”

중앙일보

2026.02.02 00:33 2026.02.02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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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왼쪽에서 네번째)이 2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국방부 이두희 차관(맨 왼쪽),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왼쪽에서 두번째)와 함께 생산시설을 돌아보고 있다. 사진 한화오션
“한국과 독일은 모두 자동차 제조국입니다. 이런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이 있다면, 방산을 넘어 더 큰 경제 협력으로 확장하려고 합니다. 이런 협력이 잠수함 사업보다 훨씬 더 큰 사업입니다.”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프로젝트(CPSP)’의 실질적인 키를 쥔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이 2일 “(CPSP) 결정 기준은 (한국과 독일 중) 어느 나라가 캐나다에 최선의 경제적 가치를 제공하느냐”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다. 캐나다와의 자동차 사업 협력 규모가 잠수함 수주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CPSP 사업은 약 20조원의 건조 비용에 30년 유지·보수·운영(MRO) 사업까지, 최대 60조원 규모의 대형 수주 프로젝트다. 현재 한국의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독일의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 등 2곳이 경쟁하고 있다. 캐나다는 잠수함 수주를 대가로 절충교역(방산 수주 시 현지 투자·기술 이전 등을 제공받는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퓨어 장관은 캐나다 정부의 국방 조달 정책을 총괄·조정하는 최고 책임자다. 지난해 캐나다가 군사 조달 체계를 전면 개편하기 위해 신설한 국방투자청(DIA)을 관리·감독하는 자리라 CPSP 수주 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퓨어 장관은 “한국과 독일 잠수함 모두 캐나다 해군의 필수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며 “이번 구매 사업의 핵심은 비용, 일정, 그리고 캐나다에 미치는 경제적 이익”이라고 말했다. 이어 “CPSP 사업은 국가 대항전 성격으로 발전했다. 승자와는 수십 년간 관계를 맺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퓨어 장관은 결정 기준은 ‘경제적 가치’라고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그는 “현재 캐나다는 경제 구조를 새롭게 재편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일자리와 경제적 기회는 매우 중요하다. 캐나다는 외국인의 직접 투자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캐나다 정부는 잠수함 수주 조건으로 한국 현대차와 독일 폭스바겐에 각각 생산시설 투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퓨어 장관이 ‘자동차 협력’을 재차 강조한 것도 이같은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대차는 캐나다 현지에 완성차 생산시설을 새로 만드는 것은 어렵다고 보고, 대신 수소 분야 협력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바겐은 캐나다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왼쪽에서 두번째)은 2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장영실함 모형에 대한 설명을 관심있게 듣고 있다. 사진 한화오션

이날 퓨어 장관은 캐나다 정부·기업 관계자 30여명과 함께 거제사업장 조립공장을 둘러본 뒤 용접 로봇을 활용한 생산자동화 설비 등을 살펴봤다. 온타리오·어빙·데이비·시스팬 등 캐나다 주요 대형 조선소 관계자들도 동행했다.

한화오션이 시운전 중인 장영실함에 직접 탑승한 퓨어 장관은 “대단한 경험이었다. 내부 기술력이 대단했다”고 밝혔다. 장영실함은 한화오션이 캐나다에 제안한 ‘장보고-Ⅲ 배치-Ⅱ’ 선도함이다. 안내는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와 이두희 국방부 차관 등 한국 정부·기업 관계자들이 직접 맡았다. 김 대표는 “한화오션이 제안한 CPSP 사업에 대한 현장 확인이자 점검으로 생각한다”며 “한화오션은 캐나다 해군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캐나다 산업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신뢰의 파트너임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CPSP 사업은 오는 3월 최종 제안서 제출을 거쳐 6월 중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앞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직접 특사단을 꾸려 캐나다를 방문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특사단에 참여해 힘을 보탰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현지 기업들과 조선 사업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HD현대도 캐나다 측에 수조원 규모의 조선·에너지 분야 협력을 제안했다.



나상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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