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당국이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교수형을 선고받았던 에르판솔타니(26)를 보석으로 석방했다. 미국의 강경한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조치로, 대미 유화 제스처라는 해석이 나온다.
솔타니의 변호인 아미르 무사카는 1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솔타니가 전날 보석으로 석방돼 소지품을 모두 돌려받았다”며 “보석금으로 20억 토만(약 1830만원)이 납부됐다”고 밝혔다.
쿠르드족 청년인 솔타니는 테헤란 서쪽 카라지에서 지난달 8일 반정부 시위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체포됐다. 이후 가족 접견과 사건 기록 열람이 제한된 상태에서 나흘 만에 교수형이 선고됐고, 지난달 14일이 처형 예정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 기반 인권단체 헹가우는솔타니가 사형을 언도받았다고 밝혀 국제사회의 우려가 제기됐다.
CNN은 지난 1월 19일 헹가우와 가족의 말을 인용해 솔타니가 당시 건강한 상태였으며 가족 면회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솔타니의 친척 소마예는 CNN 인터뷰에서 “그는 매우 따뜻하고 친절한 사람으로, 늘 이란의 자유를 위해 싸워왔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개 경고로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이란이 시위대를 교수형에 처할 것이라는 보고를 받았다”며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매우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이란 당국은 형 집행을 연기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신뢰할 만한 경로로 처형 계획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미국은 최근 이란을 압박하기 위해 중동 지역에 군사력을 증강했다. 토마호크 미사일을 탑재한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전단이 이란 인근 해역에 전개됐고, F-35 전투기와 공중급유기 등 공군 전력도 추가 배치됐다.
이란 지도부는 공개적으로는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1일 이슬람혁명 47주년 기념 연설에서 “최근의 소요 사태는 쿠데타와 같았다”며 “미국이 전쟁을 시작한다면 지역 전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천 명의 사망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일부 희생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를 부추긴 데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양국 모두 대화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 문제를 대화를 통한 합의로 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수드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같은 날 “이란은 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1일 CNN 인터뷰에서 “미국과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