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도 용기도 없다"…EU 전 집행위원, EU 수장 직격
"집행위 독단 운영…美제재 처한 전 집행위원 보호 못해"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유럽연합(EU)의 전 집행위원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유럽을 독단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제대로 맞설 전략도 용기도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니콜라스 슈미트 EU 전 집행위원은 2일(현지시간) 공개된 폴리티코 유럽판과 인터뷰에서 "현 EU 집행위원 대부분이 침묵을 강요받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며 "매우 중앙집권적으로-이를 대통령적 방식(presidential)이라고 하든, 뭐라 부르든 간에-집행위원단이 조직되는 방식은 집행위원회에도 유럽 전반에도 좋지 않다"고 주장했다.
룩셈부르크 출신의 그는 폰데어라이엔 집행부 1기인 2019∼2024년 EU 고용·사회권 담당 집행위원으로 일했다.
중도좌파 성향의 유럽사회당(PES) 소속으로, 2024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EU 집행위원장 자리를 놓고 중도우파 유럽국민당(EPP) 진영의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맞붙었으나 고배를 마셨다. 현재는 PES의 싱크탱크인 유럽진보연구재단(FEPS) 대표다.
슈미트 전 집행위원은 또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이끄는 EU 집행위원회가 장기적인 비전과 전략적인 계획이 부족하다고도 비판했다.
그는 "세계가 이미 우리가 아는 것과 다른 세상이 된 상황에서 유럽(이 취해야 할 길)에 대한 진정한 전략적인 논의가 있었느냐"며 "진정한 전략적 접근도, 진정한 전략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슈미트 전 위원은 또 EU의 디지털 규제의 핵심 설계자로 지목돼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미국 입국 금지 등 제재를 받은 티에리 브르통 전 EU 내수담당 집행위원을 EU 집행위원회가 공개적으로 감싸지 않은 것도 비난했다.
그는 미국이 공격하는 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은 브르통 전 위원 혼자가 아니라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을 비롯한 집행위원 전원이 채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좀 더 큰 연대를 보여주며 '아니오. 한 명이 아닌, 우리가 모두 했다'고 말했어야 할 사안이지만 용기는 늘 공유되지 않으며 이는 정치권에서도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유럽의 경쟁력을 높이고, 기업에 대한 행정 부담을 줄이겠다며 소위 '옴니버스 패키지'라는 이름으로 기술 분야부터 환경에 이르기까지 규제 간소화를 밀어붙이는 EU 집행위의 탈규제 움직임에도 못마땅한 심기를 드러냈다.
EU 전 집행위원들이 전 상사인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을 저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EU 측 전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를 지낸 미셸 바르니에 전 총리는 회고록에서 EU 집행위의 '권위주의화'를 방치했다고 비난했다. 브르통 전 집행위원도 EU는 "황제나 황후를 두게 돼 있지 않다"며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과도한 권력을 휘두른다고 불만을 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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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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