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독일은 모두 자동차 제조국이다. 이런 분야에서의 협력이 (캐나다에는) 잠수함보다 훨씬 더 큰 사업이다.”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프로젝트(CPSP)’의 실질적인 키를 쥔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이 2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CPSP) 결정 기준은 어느 나라가 캐나다에 최선의 경제적 가치를 제공하느냐”라며 이렇게 말했다. 캐나다와의 자동차 사업 협력 규모가 잠수함 수주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CPSP 사업은 약 20조원의 건조 비용에 30년 유지·보수·운영(MRO) 사업까지, 최대 60조원 규모의 대형 수주 프로젝트다. 한국의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독일의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 등 2곳이 경쟁하고 있다. 캐나다는 잠수함 수주를 대가로 현지 투자·기술 이전 등을 제공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퓨어 장관은 “이번 사업의 핵심은 일자리 등 캐나다에 미치는 경제적 이익이다. 외국인의 직접 투자를 원한다”며 “CPSP 사업은 국가 대항전 성격으로 발전했다. 승자와는 수십 년간 관계를 맺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캐나다 정부는 잠수함 수주 조건으로 한국 현대차와 독일 폭스바겐에 생산시설 투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퓨어 장관이 ‘자동차 협력’을 재차 강조한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대차는 캐나다 현지에 완성차 생산시설을 새로 만드는 것은 어렵다고 보고, 수소 분야 협력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바겐은 캐나다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한화오션이 시운전 중인 장영실함에 직접 탑승한 퓨어 장관은 “대단한 경험이었다. 내부 기술력이 대단했다”고 밝혔다. 장영실함은 한화오션이 캐나다에 제안한 ‘장보고-Ⅲ 배치-Ⅱ’ 선도함이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는 “한화오션이 제안한 CPSP 사업에 대한 현장 확인이자 점검으로 생각한다”며 “한화오션은 캐나다 해군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캐나다 산업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신뢰의 파트너임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CPSP 사업은 오는 3월 최종 제안서 제출을 거쳐 6월 중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앞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직접 특사단을 꾸려 캐나다를 방문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특사단에 참여해 힘을 보탰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현지 기업들과 조선 사업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HD현대도 캐나다 측에 수조원 규모의 조선·에너지 분야 협력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