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부동산 관련 언급의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어제(2일) SNS에 국민의힘이 부동산 정책을 비판한 내용을 담은 기사를 링크한 뒤 이를 “망국적 부동산 투기 옹호”로 지칭했다. 전날 시장의 혼선을 다룬 언론 기사에 “억까(억지로 까기)”라며 “왜 이렇게까지 망국적 부동산 투기에 편드냐”고 비판한 데 이은 것이다.
앞서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밝힐 때까지만 해도 시장은 대통령의 직접소통 성격으로 받아들였다. 가격 상승 기대라는 쏠림을 차단하기 위한 일종의 ‘구두개입’이란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다주택자를 향해 연이어 최후통첩성 압박에 나서고, 현실적 문제점을 지적하는 언론 등에도 ‘투기옹호’ 딱지를 붙이면서 양상은 점차 대통령이 주도하는 여론전으로 바뀌었다. 거칠고 날선 표현들이 동원되니 일각에선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이 아닌 지지층을 의식한 부동산 정치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야권이 반격에 나서며 소모적 논란이 재연될 조짐도 보인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신뢰를 얻으려면 여당과 정부의 다주택자들부터 집을 팔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의원 165명 중 25명이 다주택자다. 또 강남 4구에 주택을 보유한 의원 20명 중 11명은 거주하지 않고 임대를 놓고 있다. 이 대표는 이를 언급하며 “만약 이 내부자들이 (양도세 중과가 유예되는) 5월 9일까지 자신의 주택을 매각하지 않으면 시장은 정책을 만든 사람들조차 이 정책의 효과를 믿지 않는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에선 다주택자 등 특정 집단을 시장을 교란하는 투기세력으로 악마화하고, 한편에선 ‘내로남불’ 프레임으로 반격하는 건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익히 봐 왔던 장면이다. 그 결과는 모두가 안다. 정쟁과 갈등이 이어지며 정부는 급속히 정책 동력을 잃었고, 시장의 불확실성만 키웠을 뿐이다. 부동산 시장의 안정은 정권 차원의 이해를 넘어서는 우리 사회의 과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건 부동산 정치가 아닌 실효성 있는 정책과 이를 꾸준히 추진해가는 일관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