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저가 있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대통령 최측근 참모인 댄 스카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의 결혼식이 열렸다. 신부는 국무부 공관예술 담당 국장 에린 엘모어. 결혼식은 미국을 움직이는 트럼프 행정부 수뇌부와 ‘마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핵심 인사들이 총출동한 ‘트럼프 권력의 연회장’이었다.
1976년생인 스카비노는 고등학생 때 골프장 캐디로 아르바이트를 하다 손님으로 온 트럼프 대통령의 골프백을 메며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스카비노가 일하던 클럽을 트럼프가 인수해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 웨스트체스터’로 이름을 바꿨고, 스카비노는 이 골프장 부사장까지 역임한 후 2016년 트럼프 대선 캠프에 합류했다.
이후 트럼프의 트루스소셜, X(옛 트위터) 등 SNS 메시지를 관리·조율하는 역할을 맡으며 백악관의 실세 부비서실장 자리까지 올랐다. 워싱턴 정가에선 “트럼프의 모든 소셜미디어 글은 스카비노를 거친다”는 말이 나온다.
백악관 핵심 인사의 결혼식인 만큼 이날 하객들의 면면은 현 트럼프 행정부와 마가 내부 권력 구도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특히 최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시위대원 총격 사망 사건을 둘러싸고 불화설이 돌았던 크리스티 노엄 국토안보부 장관과 스티븐 밀러 백악관 정책담당 부비서실장이 나란히 입장해 눈길을 끌었다. 노엄 장관은 시위대원 2명이 잇따라 연방정부 요원이 쏜 총에 맞아 숨진 뒤 공화당 내에서조차 사퇴 요구가 나오자 “모든 일은 대통령과 스티븐(부비서실장)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책임을 돌렸다. 이에 밀러 실장이 “백악관은 국토안보부에 명확한 지침을 제공했다. 세관국경보호국(CBP)이 이를 따르지 않은 이유를 평가 중”이라고 맞받으며 갈등설에 휩싸였다.
하지만 이날 식장엔 두 사람이 함께 웃으며 나타나 ‘팀 트럼프’ 결속을 과시했다. 뉴욕포스트는 “백악관은 이민 단속 작전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일관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해 왔다. 노엄과 밀러가 함께 등장한 것은 이를 보여주기 위한 의도”라고 짚었다. 불화설 봉합을 위한 연출일 수 있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협력하다 갈등을 겪기도 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배우자 시본 질리스와 함께 참석했다. 머스크가 여전히 트럼프 진영의 우군임을 드러내는 신호라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배우자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또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팸 본디 법무장관, 린다 맥마흔 교육장관, 브룩 롤린스 농림장관, 카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 등 주요 각료도 대거 참석해 백악관 내각 회의를 옮겨놓은 듯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차녀 티파니 등 ‘트럼프 패밀리’도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식장에 들어서며 “오늘은 중요한 날”이라며 “댄과 에린이 결혼하는 날이다. 정말 충성스럽고 훌륭한 사람들”이라고 치켜세웠다. 워싱턴 조야에선 “트럼프가 최측근 결혼식을 통해 자신을 중심으로 구축된 정치 공동체의 건재를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