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이 분열이라는 말은 언어 모순이자 ‘뜨거운 아이스크림’ 같은 형용 모순”이라며 “통합하면 승리하고 분열하면 패배한다. 2~3% 박빙의 선거에서 부지깽이라도 힘을 보태야 하는 게 승리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 대표로서 합당에 대한 뜻을 묻는 제안을 했고, 이제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토론 절차를 시작하겠다”며 “당원들이 하라면 하고, 하지 말라면 하지 않겠다”고 합당 절차 개시를 공언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다섯 시간 뒤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과정과 절차는 결과 이상으로 중요하다. 통합은 특별히 그렇다”며 합당 추진 절차를 문제삼았다. 당 안팎의 갈등을 두고는 “범여권이 이런저런 이슈들로 갈등을 일으키거나 통일적인 국정 운영을 하는데 덜 플러스되는 상황으로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는 게 상식”이라며 “각 당이 논의해 충분히 풀어가야 한다”고 했다. 다만 정 대표에 대해선 “대단히 가깝다. 통합에 대해서도 원칙적 반대를 안 했으면 좋겠다. 정 대표의 진퇴를 거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민주당 내부 분위기는 더 거칠었다.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선 이언주 최고위원이 정 대표 면전에서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은 있을 수 없다. 조기 합당은 민주당의 주류 교체 시도이자 이재명의 민주당을 정청래·조국의 민주당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라고 저격했다. 다른 반청파 의원들도 “밀실 합의로 시작해선 안 된다”(강득구)고 거들었다. 그러자 친(親)정청래파 문정복 최고위원은 “면전에서 면박하는 게 민주당의 가치냐”고 반발했다.
초선의원 모임인 ‘더민초’도 합당 논의 중단으로 기울고 있다. 더민초 소속 40여 명은 이날 토론회에서 “지방선거 이후 합당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이재강 의원)고 발표했다. 전날 합당 중단 기자회견을 열었던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초선의원님들의 결정을 다시 한번 환영한다. 상식적이고 책임 있는 판단”이라고 거들었다.
반면에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이날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한꺼번에 가는 게 이해찬의 기획에 가깝다”며 정 대표를 엄호했다. 반청파 의원들을 향해선 “위험 수위 정치인들이 몇몇 보인다. 합당에 반대하면 반대 이유를 말해야지, 절차로 시비 걸지 말라”고 경고했다. 김 총리를 향해서도 강성 지지층이 반발하는 정부 검찰 개혁안을 거론하며 “알고 내보냈다면 총리가 바로잡아야 한다”고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12일 국회에서 “검찰 전체가 다 나쁘다거나 문제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걸 두곤 “서초동에서 집회한 모든 시민을 모욕하는 발언이다. 거의 망언”이라고도 했다. 조국 혁신당 대표는 “합당 제안한 민주당 안에서 결론을 내달라”는 입장을 냈다.
정 대표는 지난해 12월 5일 부결된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 재추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중앙위원회를 열어 1인 1표제 도입을 위한 당헌 개정안을 재상정했다. 권리당원 투표는 3일 오후 6시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