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원웹(OneWeb) 등 선도 기업들은 이미 수천 기의 군집위성을 통해 지구촌을 연결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은 저궤도 위성통신이 지상망 단절 시에도 국가 안보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임을 증명했다.
모건 스탠리 등 다양한 기관의 보고서에서 전망되듯이 2040년 1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이 시장은 이제 단순한 산업을 넘어, 6G와 국방을 아우르는 국가 생존의 필수 인프라가 되었다. 대한민국이 2030년이라는 ‘골든타임’ 안에 글로벌 공급망에 진입하지 못한다면 기술 종속국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
우리나라는 정지궤도 위성 등에서 괄목할 성과를 냈지만, 저궤도 통신 분야는 명백한 추격자다. 막대한 자본과 수직 계열화로 무장한 글로벌 빅테크의 진입 장벽을 개별 기업의 힘만으로 넘기는 불가능하다. 이에 정부와 산·학·연은 안보 공백을 메우면서 기술 자립을 이루는 병행 추진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당장의 전력화 공백은 상용 글로벌 서비스를 활용해 메우되, 이를 통해 확보한 운용 경험과 요구사항(ROC)을 바탕으로 장기적으로는 독자적인 한국형 저궤도위성통신체계(K-LEO) 구축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이러한 복잡한 해결 과제를 풀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의 유기적인 협력채널이 필요하며, 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민간채널이 바로 우주 관련 국내 산업체로 구축 예정인 ‘저궤도위성통신산업협의회'(이하 산업협의회)’다. 향후 정부의 저궤도위성통신 확보 정책과 보조를 맞춰, 민간의 기술력을 결집하고 국제 협력의 가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개별 기업의 폐쇄적인 독자 개발만 고집해서는 속도전에서 이길 수 없다. ‘산업협의회’는 해외 선도 사업자와의 협상 창구로서 기술 제휴를 이끌어내고, 국내 소부장 기업들이 글로벌 파트너의 공급망에 참여해 필수적인 우주 검증 이력(Heritage)을 쌓도록 판로를 열어줘야 한다. 단순히 기술을 사 오는 것을 넘어, 공동 개발을 통해 우리 기술이 글로벌 표준에 녹아들게 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방부, 방위사업청, 우주항공청 등 정부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 정부는 초기 시장 창출을 위한 앵커 고객(Anchor
Customer)이 되어야 한다. 과감한 예산 투입으로 공공 수요를 발굴해 민간의 투자 리스크를 줄여주고, 테스트 베드를 제공해 기업들이 상용화 단계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산업협의회’를 중심으로 산업계 수요를 반영한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가동해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차세대 통신 강국으로 도약하느냐, 도태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이 시점에서 명확한 해법은 정부의 과감한 지원, 군의 명확한 소요 제기, 그리고 민간의 기술력이 하나의 팀으로 뭉쳐야 한다. 치밀한 국제 협력과 기술 개발을 조율하는 ‘산업협의회’의 성공적인 운영이 대한민국 저궤도위성통신체계 구축을 통한 방위력 향상 및 우주 주권 확보의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