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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핍박 하루이틀이냐" 수사 비웃는 신천지, 소송도 연승

중앙일보

2026.02.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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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과천 제일쇼핑 4층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총회 본부 입구. 손성배 기자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 정교유착 수사를 겨냥해 “핍박이 하루 이틀이냐”며 폄훼한 것으로 나타났다. 탈교자들의 형사 고소가 연이어 각하되고 ‘청춘반환소송’이라 불린 민사 소송도 최종 승소한 전례를 토대로 합수본 수사 국면에 내부 결속 다지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신천지 12지파 중 한 지파를 이끄는 간부 A씨는 지난달 25일 집회에서 “총회장님 말씀이 ‘이게 하루 이틀이냐 우리는 우리 할 일을 하면 된다. 우리는 언약을 지키면 되지 않느냐’고 하셨다”며 “그들이 거짓말로 핍박한다”고 발언했다. 합수본 수사를 ‘거짓 핍박’으로 규정한 것이다.

그러면서 “(바깥에서)거짓말을 하면 할수록 두려워하지 말고 편안해지면 된다”며 “신천기 43년(신천지 창립 연도인 1984년을 1년으로 하는 신천지 연도) 사명 완수 꼭 해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해당 발언은 합수본이 지난달 30일 과천 총회 본부와 가평 평화의궁전에 대한 강제수사를 벌이기 불과 닷새 전에 나왔다.



“‘육신 영생’ 공갈에 집 팔아 바쳤다”

합수본이 중점 수사하는 정교유착 의혹 외에도 신천지는 ‘육신 영생 종말론’을 설파하며 무급 노동과 헌금을 강요했다는 신도 갈취 의혹을 받는다. 이만희(95) 총회장을 개인 자격으로 최초 고소한 탈퇴자는 1989년 입교해 2020년 탈퇴한 김태순(72)씨로 알려져 있다. 김씨는 지난해 4월 이 총회장과 그의 아내 유천순(81)씨, 전도자 이모(75)씨를 고소했다. 김씨 사건은 신천지 본부 소재지인 경기 과천경찰서가 수사해 지난해 6월 20일 각하 처분했다. 피해액이 특정되지 않고 수사를 개시할 근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1989년부터 2020년까지 신천지 신자였던 김태순(72)씨가 출석 당시 받은 신천지증거장막성전 교지를 보이고 있다. 손성배 기자

김씨의 다른 가족들은 여전히 신천지 교회에 나간다. 가족과 떨어져 사는 김씨는 반지하 월세방을 전전하고 있다. 김씨는 “예수님의 영이 들어간 이만희에 의해 창립된 신천지를 믿어야 구원받는다는 공갈 협박에 속아 집 판 돈 1억 3000만원까지 갖다 바쳤다”며 “강대상(설교단)이 없대서 돈을 냈고, 부천에 교회 세운다고 해서 건축헌금 700만원을 한 번에 낸 적도 있다”고 했다.

신천지 탈퇴자 박수민(36·가명)씨는 지난해 10월 대구남부경찰서에 이 총회장을 고소했다가 같은 해 11월 각하 처분을 받고 이의 신청해 검찰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박씨는 “이만희를 따르지 않으면 구원을 받지 못하고 지옥에 떨어진다, 육체 영생한다, 3년 안에 역사가 완성된다는 꾀임에 속아 십일조와 청년회비, 체육회비를 냈다”며 “사명 완수를 빙자해 행사에 참여하게 하고 유니폼도 정해진 곳에서만 구매하게 했다”고 했다.

사건을 맡은 대구남부서는 불송치(각하)이유서에 “피의자들이 교리에 대해 과장하고 선동적 표현을 사용했다고 하나 표현 자체는 종교적 교리 범주에 있다고 보이고 피의자들이 피해자에게 기망 행위나 강압적으로 활동을 강제했다는 근거가 없어 수사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적시했다. 해당 사건은 현재 대구지검이 수사 중이다.

지난 2020년 11월 신천지 대구교회 헌금 안내 메시지. 사진 제보자


“사이비 착취, 특별법으로 막자”

신천지는 탈교자 3명이 청구한 이른바 ‘청춘반환소송’에서도 승소했다. 원고들은 신천지의 조직적 선교 방식에 의해 기망 당해 신천지인 줄 모르고 입교했으며, 장기간 탈퇴하지 못해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하급심은 원고 1명에게 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단했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는 “피고들의 선교 행위가 정당한 범위를 일탈해 원고의 종교 선택에 관한 자유가 상실될 정도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이 사건 대리인인 홍종갑 변호사는 “사법부가 신천지의 기만적인 모략 전도를 용인한 판결”이라며 “대법관 출신 전관을 대리인으로 선임해 재판 거래를 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탈교자들의 피해 호소가 잇따르고 있지만 신천지에 대한 마땅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자 사이비 종교의 심리적 지배, 경제적 착취, 가족 해체 등을 처벌하자는 취지의 ‘사이비종교규제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단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가정을 파괴하고 공공의 안녕을 위협하며 사회 윤리를 훼손하는 집단에 대한 법적 제재는 법치 국가가 해야 할 당연한 책무”라며“사이비 종교단체의 반사회적 행위를 제재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전피연) 신강식(가운데) 대표가 경찰청 민원실 앞에서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등 7명에 대한 고발장을 들고 있다. 사진 전피연



손성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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