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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맨→파일럿 변신…김진수 "봅슬레이, 메달 2개가 목표" [2026 동계올림픽]

중앙일보

2026.02.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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봅슬레이 국가대표팀 파일럿 김진수(오른쪽)와 김형근. 찰나의 스포츠 봅슬레이에서 파일럿은 승부를 가르는 요인이다. 김진수를 앞세운 봅슬레이팀은 8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노린다. 김경록 기자
“지난 4년 동안 누구보다 많은 땀방울을 흘렸다고 자부합니다. 절대 빈손으로 돌아올 수 없습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나서는 한국 봅슬레이대표팀의 파일럿 김진수(31)의 각오다. 한국 봅슬레이는 2018년 평창 대회에서 4인승에 출전한 원윤종팀이 은메달을 목에 걸며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유럽과 북미 이외의 지역에서 메달을 딴 것도 당시 한국이 최초였다.

이후 2022년 베이징 대회에서 노 메달에 그치며 숨을 고른 한국 봅슬레이는 이번 대회 2인승과 4인승에서 8년 만의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김진수는 “첫 올림픽이었던 4년 전 베이징 때와 달리, 지금은 떨리지도 설레지도 않는다”면서 “차분한 마음으로 메달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봅슬레이는 ‘찰나의 스포츠’라 불린다. 최고 시속 150㎞에 달하는 속도로 구불구불한 트랙을 질주한 뒤 0.01초 차이로 승부를 가린다. 레이스 도중 선수의 몸은 중력의 5배에 달하는 압력과 코스 이곳 저곳에 부딪혀 생기는 충격, 그리고 강한 공기 저항을 견뎌야 한다.

김진수 [연합뉴스]
파일럿의 조종 능력은 순위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다. 팀원이 썰매를 밀며 함께 달리는 스타트 구간(출발선부터 트랙까지 40m)을 지난 이후엔 오로지 파일럿의 주행 역량으로 승부한다. 때문에 팀 명을 정할 때 영향력이 가장 큰 파일럿의 성이나 이름을 따는 게 관례다. 한국 선수단은 ‘김진수 팀’ 또는 ‘팀 킴’으로 통한다. 파일럿의 역할은 썰매 맨 앞쪽에서 조종키를 잡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트랙의 구간 별 특징은 물론, 얼음의 상태와 코너의 휘는 정도까지 완벽히 암기해 주행 중 반영한다. 극한 환경 속에서 매 순간 냉정하고 효과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도 파일럿의 역할이다. 리더십과 풍부한 경험이 필수다.

동료들 사이에서 김진수는 ‘준비된 파일럿’으로 인정 받는다. 육상 단거리 선수였던 그는 고3 때였던 2013년 봅슬레이에 입문했다. 폭발적인 순간 스피드와 타고난 균형 감각을 살려 10년 가까이 성인 대표팀의 브레이크맨으로 뛰었다. 스타트 때 폭발적인 힘으로 썰매를 미는 역할이다. 김진수는 2022년 베이징 대회 당시 원윤종팀의 브레이크맨 역할을 맡아 4인승 18위, 2인승 19위를 기록한 뒤, 파일럿으로 보직을 바꿨다. 김진수는 “파일럿은 스스로 원한다고 맡을 수 있는 포지션이 아니다. 파워·스피드·밸런스 등 여러 분야에서 고르게 부족함이 없는 ‘올라운더’다 보니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파일럿이 된 뒤엔 자신만의 훈련 방법도 개발했다. 파일럿은 짧은 순간에 트랙의 변수를 정확히 읽어내야 하기 때문에 뛰어난 동체 시력이 필수적이다. 김진수는 복싱 선수들의 훈련에서 착안해 작은 공에 고무줄을 매달아 자신에게 다가오면 주먹으로 맞히는 ‘탭볼 훈련’으로 동체 시력을 키웠다. ‘롤 모델’이자 존경하는 선배 원윤종의 조언도 귀담아 들었다.

김진수팀은 올 시즌 내내 입상권 언저리 순위를 유지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지난해 11월 1차 월드컵 대회에서 4인승 동메달, 2인승 4위를 기록했다. 이 대회는 코르티나담페초에서 열린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를 겸해 실제 올림픽 트랙에서 치러졌다. 김진수는 “남은 기간 동안 기록을 0.3~0.5초 정도 더 줄이면 2인승과 4인승 모두 메달권에 들어간다”면서 “반드시 메달 2개를 목에 걸고 돌아오겠다”며 웃었다.





피주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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