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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전력 살림 깐지게 해나가자"…야경 26% 밝힌 비밀

중앙일보

2026.02.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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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28일 ‘하노이 노 딜’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일찍이 경험해본 적 없는 모욕이었습니다. 이후 코로나19까지 겹치며 김정은은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흑화’의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불과 6년여 뒤 김정은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베이징 천안문 망루에 올라 동등한 대접을 받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한때는 그저 농담거리로 취급받았던 동북아 최빈국의 젊은 지도자 김정은은 이제 할아버지 김일성이나 아버지 김정일도 누리지 못했던 높아진 전략적 위상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의 ‘성공한 흑화’는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그리고 이 변화는 한국의 안보 환경을 어떻게 바꿔놓았을까요. 이제 우리는 격이 달라진 김정은을 상대해야 합니다. 지금 김정은을 연구하는 이유입니다.

[더중앙플러스] 김정은 연구
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336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2014년 1일 오전 9시 조선중앙TV 등을 통해 육성으로 발표한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하고 남한 당국의 호응을 촉구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2면에 김정은 신년사를 실었다. 조선중앙TV캡처=연합뉴스
2014~2015년 북한 평양에선 독특한 풍경이 펼쳐졌다. 미래 과학자 거리 등이 조성되며 평양 상주 외교관들 사이에서 평해튼(평양+뉴욕 맨해튼)이란 표현이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최상류층 1%만 살 수 있는 곳, 여기서 그들은 호화로운 생활을 누린다고 했다.

하지만 새롭게 들어선 초고층 아파트가 전력난 때문에 엘레베이터를 가동하지 못해 주민들이 고층을 기피한다는 이야기가 이내 흘러나왔다. 비슷한 시기 평양에서 수년 만에 최악의 정전사태가 발생했고 “외교관 거주 지역도 전압이 너무 낮아 가전제품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확인할 수는 없지만, 김일성 동상을 비추는 조명조차 정전으로 종종 꺼진다는 탈북민의 증언도 이어졌다.

2014년 1월 1일 김정은은 육성 신년사에서 “한 와트(W)의 전기도 극력 아껴쓰도록 하며 나라 살림살이를 깐지게(까다로울 정도로 빈틈없고 야무지게) 해나가자”고 전기 절약 투쟁을 강조했다. 북한의 고질적 전력난이 뼈아팠던 서른 살의 젊은 지도자는 화려한 조명이 꺼지지 않는 평양을 만들려 했지만, 이를 지탱할 전력이 부족한 실상은 감추지 못했다.

10여년이 지난 지금, 김정은의 꿈은 이뤄진 듯하다. 김지희 교수와 차미영 교수가 이끄는 카이스트-막스플랑크연구소 공동 연구팀이 위성 데이터를 활용해 북한의 시군구별 야간 조도를 도출한 결과 북한의 밤은 달라졌다. 북한 178개 시군구(평양은 18개 구역 통합) 2022년~2025년 조도를 비교한 결과 북한의 야간 조도는 25.9% 증가했다. 야간조도는 곧 실질적인 경제 활력의 척도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밝아진 북한 뒤에는 모든 곳이 균등하게 밝아진 것은 아니라는 불편한 진실이 존재한다. 북한에서는 밤거리조차 김정은이 허락한 곳, 그의 통치에 꼭 필요한 곳에서만 밝아졌기 때문이다. 빛은 국경을 넘어들어왔지만, 인민 전체에 퍼지지는 않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지난 2023년 12월 31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한반도의 밤’ 위성사진을 기억하시나요. 반짝이는 남한과 어둠 속에 가라앉은 북한의 대조가 명확한 사진을 올리며 머스크는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체제’의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위성 데이터 분석 결과 이 풍경이 달라졌습니다. 여전히 북한 대부분 지역이 깜깜하지만, 그 중에서도 하나 둘씩 떠오르기 시작한 빛의 섬들. 그 존재는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URL을 복사해 주소창에 붙여 넣으세요.

“전력 살림 깐지게 해나가자” 김정은, 야경 26% 밝힌 비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00301

김정은 사라지면 불도 꺼진다…北 지방 곳곳 '유령공장' 실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02070



유지혜.심석용([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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