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 팝니다.” 2일 경기도 광명시에 있는 한 돼지고기 두루치기 가게. 출입문에는 두쫀쿠를 판다는 종이가 붙어있었다. 이 가게 사장 구모씨는 올들어 하루에 두쫀쿠 50개를 팔기 시작했다. 연말연시 회식 문화가 사라지고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도통 손님이 없어서다. 구씨는 “저녁 식사 손님에게만 파는데 매일 다 팔릴 정도로 집객 효과가 있다”며 “두쫀쿠를 사려고 일부러 포장하는 손님도 있다”고 했다.
이름도 낯선 ‘두바이’ 디저트가 열풍이다. 빵집이나 카페뿐 아니라 김치찌개·초밥·만두가게에 철물점까지 두쫀쿠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급기야 이재명 대통령까지 “(두쫀쿠가) 두바이에서 온 거냐. 희한하다”고 관심을 나타냈다.
화려한 유행 뒤엔 생존을 고민하는 자영업자들이 있다. 장기화하는 고물가에 고환율·고금리·고인건비 영향까지 겹쳐 가게 유지조차 어려워지면서 ‘미끼 상품’이라도 동원해 손님 끌기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정작 수익은 남지 않는다. 서울 금천구 A카페의 경우 두쫀쿠를 개당 6500원에 팔지만, 원재료비가 4500원이 넘는다. 카다이프(중동식 면)·피스타치오·코코아파우더 등 수입 재료값이 오른 데다 포장 케이스와 인건비를 포함하면 팔수록 손해다. 사장 이모씨는 “두쫀쿠를 만들려고 전 직원이 5시간 일찍 나와 병이 날 지경”이라며 “남는 게 없어도 매출이라도 올려보자는 심정이다. 두쫀쿠 사러 왔다가 다른 빵도 하나 사주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자영업자의 ‘생존 위기’는 통계에서 나타난다. 전체 취업자에서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28.1%) 이후 계속 줄고 있다. 코로나19 시기에도 20%대를 유지했지만 2024년 처음으로 10%대로 내려서(19.8%), 지난해 19.5%로 줄었다.
특히 최근엔 환율까지 치솟으며 수입 재료값의 체감 상승폭은 더 크다. 피스타치오(미국산)의 경우 국제 시세(지난달 기준)는 파운드당 8달러로, 1년 전보다 50% 올랐다. 그런데 같은 기간 한국에서 수입 단가는 6800에서 1만2700원으로, 86% 뛰었다. 경기도 성남시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한모씨는 “지난해 여름 ㎏당 3만원이었던 피스타치오가 9만원으로 뛰었고 그나마도 가장 빠른 구매 예약일이 2월 21일”이라며 “빵류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재료값이 치솟아 빵 가짓수를 줄였다”고 말했다.
인건비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최저임금은 2018년 16.4% 뛴 후 매년 평균 4% 넘게 올라 올해는 시간당 1만320원이다. 서울 강서구의 한 편의점 사장인 김모씨는 인건비 부담에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 김씨와 5명의 알바가 돌아가며 근무해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 매출은 월 7600만원 정도.
야간 근무자에게 수당을 더해 시간당 1만5480원의 임금을 주도록 돼 있는데, 주휴수당을 포함한 평일 야간(22~06시) 알바 월급이 5년 전 248만원에서 현재 291만원으로 늘었다. 김씨는 “평일 주간(06~15시)에 일하는 내 수당을 빼도 내가 가져가는 이익보다 평일 야간 알바 월급이 많아서 가게를 접고 차라리 알바를 할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사람 대신 키오스크·주문용 태블릿·서빙 로봇 등을 도입해보지만, 예상치 못한 위약금 폭탄이 있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의 생선구이가게 주인인 방씨는 월 렌트비가 약정기간이 길 수록 싸다는 점에 혹해 5년 대여 약정에 월 40만원을 내고 서빙 로봇을 도입했다. 하지만 장사가 안 돼 2년 만에 문을 닫게 되면서 중도 해지 위약금으로 720만원을 내야 했다.
고금리 기조에 금융 비용도 늘고 있다. 코로나19 당시부터 쏟아진 대출 지원에 기대 가게를 유지해 온 자영업자들은 늘어난 대출 이자에 허덕이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영세 자영업자(연매출 3000만원 미만) 대출 연체율은 2023년 1.28%에서 2024년 2.03%로 높아졌다.
소상공인 퇴직금 격인 노란우산 폐업공제금 지급도 역대 최대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9만8600건(지급액 1조3864억원)으로, 연말까지 10만건이 넘어 역대 가장 많을 전망이다. 권세환 국방창업기술진흥원 이사장은 “이전과 같은 단발적 대출 지원 정책으로는 엉망이 된 창업 시장을 정상화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옥석을 명확히 가려서 집중 지원하거나 과감히 시장에서 퇴출할 수 있는 강단 있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