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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관세 인상 통보한 트럼프…인도엔 50%→18% '수직 인하'

중앙일보

2026.02.02 12:31 2026.02.0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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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중단하기로 했다며 인도에 대한 상호관세를 기존의 25%에서 18%로 내리겠다고 했다.

지난해 2월 13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인도에 대해 25%의 상호관세와 러시아산 원유 수입에 따른 제재성 관세 25%를 합한 50%의 관세를 부과해오다, 3일 모디 총리와의 통화 이후 인도에 대한 관세를 18%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관세 인하의 배경과 관련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요청에 따라 “즉시 효력을 발휘하는 미국과 인도 간 무역 협정을 체결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도착해 기자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인도에 대해 25%의 상호관세 외에 러시아산 원유 수입에 따른 제재성 관세 25%를 추가로 부과해왔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상호관세 뿐만 아니라 러시아산 원유 수입에 따른 관세도 철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도에 대한 관세는 기존의 50%에서 18%로 ‘수직 하락’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인하 발표에 앞서 이날 오전 모디 총리와 통화를 하고 무역을 비롯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문제 등 다양한 내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모디 총리는 관세 인하 조치를 얻어내기 위해 러시아 대신 미국산 원유를 비롯해 미국이 사실상 점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 원유 수입을 약속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모디 총리는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중단하고 미국과, 잠재적으로는 베네수엘라로부터 훨씬 더 많이 (원유를) 구매하기로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인도는 미국에 대한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제로(0)로 낮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모디 총리는 5000억 달러 이상의 미국산 에너지·기술·농산물·석탄 및 기타 제품 구매에 더해 훨씬 더 높은 수준의 ‘미국산 구매’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도와 우리의 놀라운 관계는 앞으로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러시아산 에너지를 구입한다는 이유로 인도에 대한 제재성 초고율 관세를 일방적으로 부과하며 인도와 갈등을 초래했다. 특히 미국의 압박에 대해 인도가 오히려 중국과 밀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미국 내에서도 중국 견제를 위해 필요한 인도와의 협력 관계가 관세로 인해 약화된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지난해 7월 6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 (왼쪽부터) 러시아 외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아부다비 왕세자 겸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에미리트 집행위원회 대표 셰이크 칼리드 빈 모하메드 알 나흐얀, 인도네시아 대통령 프라보워 수비안토,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시릴 라마포사,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오 루라 다 실바 대통령,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 중국의 리창 총리, 에티오피아의 아비 아흐메드 총리, 이집트의 모스타파 마드불리 총리, 이란의 압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 등이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모디 총리는 이날 X(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공개하고 “인도산 제품에 대한 관세가 18%로 인하돼 기쁘다”며 “14억 인도 국민을 대표해 이 훌륭한 발표를 해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은 세계 평화, 안정, 번영에 필수적”이라며 “인도는 그의 평화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양국 관계를 전례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모디 총리는 다만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이나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하 계획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8일 관저에서 브라질이 소집한 가상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인도에 대한 관세 인하 조치는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국회가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지연한다는 이유로 한국에 대한 관세를 갑자기 15%에서 25%로 올리겠다고 통보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특히 한국은 상호방위조약에 입각한 미국의 정식 동맹국이고, 인도는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의 일원으로서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협력을 해온 파트너 국가다. 대조적인 이번 조치를 통해 동맹 관계와 무관하게 무역 압박을 가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원칙이 집권 2년차에도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태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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