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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그먼 "워시는 '정치 풍향계'…트럼프 경제 비참한 지경 이르러"

중앙일보

2026.02.0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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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를 연준 의장으로 지명한 데 대해 “트럼프 시대의 경제 정책 수립이 얼마나 비참한 지경에 이르렀는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 후보 지명자가 2011년 미국 외교협회(CFR)이 주최한 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크루그먼 교수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칼럼에서 “언론들은 워시를 긴축 통화론자인 ‘매파’로 묘사했지만, 그는 오히려 ‘정치적 풍향계(political weathervane)’에 가깝다“며 워시 지명자를 정권의 ‘입맛’에 따라 정책을 바꾸는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지난달 31일엔 그를 “매파가 아닌 정치적 동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는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2일(현지시간) 개인 칼럼에서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 후보 지명자가 정권에 따라 통화 정책의 기조를 완전히 바꿨다며 이를 계량화한 그래프를 공개했다. 폴 크루그먼 블로그
크루그먼 교수는 특히 이날 글에선 워시 지명자가 공식석상에서 실제 한 발언과 기고 등을 근거로 정권에 따라 통화정책에 대한 입장이 달라졌다는 지표를 만들어 그래프로 제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06년 공화당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연준 이사로 임명된 시기엔 기존에 스스로 주장하던 긴축통화 정책과 상반되는 양적완화 입장으로 선회했다. 그러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자 재차 긴축통화를 지지했다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 뒤엔 금리인하 쪽으로 재차 돌아섰다.

크루그먼 교수는 그럼에도 상당수의 경제학자들이 워시 지명자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보이고 있는 점에 대해 “정책 입안자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해야 하는 입장에 서 있는 경제학자들은 (정부의)인센티브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아무도 차기 연준 의장을 원수로 삼을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사했던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2022년 6월 스페인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그러면서 “앞으로 몇 달간 참석해야 할 학회에서 (워시를 비판한)내가 어떤 대접을 받을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워시 전 이사를 연준 의장으로 지명한 것과 관련 “워시를 오랜 기간 휘하에 두고 있었던 억만장자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드러켄밀러는 1988년부터 2000까지 헤지펀드의 대부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의 퀀텀 펀드를 운용했던 인물이다. 워시는 2011년 연준 이사직에서 물러난 직후 드러켄밀러의 개인 자산을 굴리는 펀드인 듀케인 패밀리오피스에 합류해 파트너로 일해왔다.

드러켄밀러는 정부의 과도한 재정적자와 부채에 비판적이었고,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폴 볼커 전 연준 의장 같은 확고한 정책 의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볼커 전 연준 의장은 1980년대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무려 20%까지 높인 인물이다.
억만장자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 '듀케인 패밀리 오피스' 회장. 그는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이 소로스 펀드에서 일할 당시 '멘토'로 불렸고, 트럼프 대통령이 새 연준 의장 후보로 지명한 케빈 워시 연주 의장 후보자는 2011년 연준 이사직에서 물러난 뒤 그의 회사에서 투자자로 일했다. 블룸버그 홈페이지 캡쳐

WSJ는 워시가 이러한 성향의 드러켄밀러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점을 근거로 월가가 워시의 연준 의장 후보자 지명에 대체로 안심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드러켄밀러는 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소로스 펀드에서 일할 당시 스승이자 멘토로 삼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와 관련 베센트에 이어 워시가 의장 후보로 지명되면서 “드러켄밀러를 글로벌 경제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인물로 추대할 때가 됐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베센트 장관과 워시 지명자가 서로 매우 잘 아는 관계”라며 “워시가 청문회를 통과할 경우 두 사람은 재무장관과 연준 의장 자격으로 매주 관례적 만찬 회동을 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7월 24일 워싱턴 연방준비제도(Fed) 본부를 방문해 제롬 파월 의장(오른쪽)과 대화하며 본청 공사비가 과대 청구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NYT는 이어 “만약 워시 지명자가 (금리 인하 요구와 관련)트럼프 대통령을 실망시킨다면 그 책임은 베센트 장관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베센트 장관을 향해 “(고금리를)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당신을 해고할 것”이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강태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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