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군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에서 발생한 성폭행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가해자로 지목된 시설장에게 출석을 통보한 가운데 이번 조사가 구속영장 신청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피해자 조사를 마친 경찰은 그동안 확보한 증거와 진술로 시설장을 압박할 방침이다. 특히 여성 입소자들의 성폭행 피해 사실이 담긴 심층 보고서 내용 중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진술 등이 피의자 조사의 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
3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색동원 사건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이번 주 중 성폭력처벌법상 장애인 강간·강제추행 등 혐의로 입건한 색동원 시설장 A씨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진행한 1차 조사에 이은 두번째 소환 통보다.
A씨는 지난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당시 그는 여성 입소자들이 진술한 성폭행 피해 사실을 두고 “피해자가 주장하는 범행 날짜에 출장을 가 시설에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피해 시기 등을 특정하지 못하는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지는 만큼 혐의를 입증할 수 없다고도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1차 조사 이후 국내 한 대학 연구팀이 작성한 ‘인천 강화군 장애인 거주시설(색동원) 입소자 심층 조사 보고서’를 입수해 수사를 이어갔다. 연구팀은 의사 표현이 가능한 장애인에겐 성폭행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을 들었고, 의사 표현이 불가능한 장애인들의 경우 놀이나 그림·사진 조사 등 전문 기법을 활용해 여성 입소자와 퇴소자 등 19명의 피해 내용을 확인했다.
경찰은 최근 이 내용을 토대로 전국으로 분리 조치된 피해자들을 만나 피해 진술을 청취했다. 이와 더불어 A씨 범행을 입증할 만한 여러 증거를 확보해 이번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은 심층 보고서 내용도 조사에서 중요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중앙일보가 확인한 심층 보고서에는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입소자들이 반복 경험을 통해 각인된 피해가 아니면 진술하기 어려운 내용도 포함됐다. 본지는 경찰 수사 협조를 위해 이 내용은 보도하지 않았다.
경찰은 2차 조사에서 나온 A씨 진술 등을 토대로 늦어도 다음 주 중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신속히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면서도 “구속영장 신청 등 수사 관련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김민석 국무총리 지시에 따라 지난달 31일 70여 명 규모의 특수단을 구성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수단은 이미 수사 중인 장애인 성적 학대를 비롯한 시설 내 학대와 보조금 유용 등 사건과 관련된 내용을 전면 수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