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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삶에도 ‘조율’이 필요하다

Los Angeles

2026.02.02 18:37 2026.02.02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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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 의사·수필가

김재동 의사·수필가

연주가는 반드시 연주 전에 악기를 조율한다. 너무 조여 있는지, 혹은 느슨한지 점검한다. 인간의 삶도 마찬가지다. 살아가면서 이루어지는 사람끼리의 ‘관계성’이 바로 음악의 연주에 해당한다. 원활한 관계성은 그래서 조율이 필요하다.
 
인간의 관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은 크게 2가지다. 하나는 무관심이며, 다른 하나는 집착이다. 무관심은 악기의 느슨함에 해당한다. 줄이 느슨하면 음률에 탄력이 없어지듯, 무관심은 삶을 맥 빠지게 한다. 반면, 지나친 집착은 악기의 줄이 너무 조여 있어 자유로운 손놀림이 어려워질 때처럼, 삶을 긴장시키는 숨 막힘으로 이어진다. 이 두 가지 모두 인간의 아름다운 관계성을 해치는, 고장 난 현악기의 줄과 같다.                                                                        
 
이 때문에 인간은 누구나 가끔 삶을 되돌아보며 삶을 조율하고 다른 이와의 관계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최근 유튜브에 올라온 한 이야기가 그것을 말해준다. 어느 날 IT로 성공한 돈 많은 젊은이가 값비싼 차를 몰고 쇼핑을 가다 빨간 신호등 앞에서 정차하고 있는데, 갑자기 홈리스처럼 보이는 어린아이가 다가와 벽돌로 고급 차의 앞 유리창을 작살냈다. 순간 화가 난 젊은 사업가는 차에서 내려 겁에 질려 떨고 있는 어린아이의 멱살을 잡고 흔들면서 부모가 누구냐며 호되게 다그쳤다. 그때 그 아이의 입에서 기상천외의 말이 튀어나왔다. “아저씨! 죽을죄를 지었어요.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휠체어에서 떨어져 1시간 넘게 방치된 불쌍한 장애인 형을 살려낼 수 없어요. 아무리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도와달라고 외쳐도 누구 하나 눈길조차 주지 않기에 마지막 수단으로 이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어요. 제발 불쌍한 제 장애인 형을 살려주세요”라며 애원하는 것이었다.
 
 순간, 젊은 사업가는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생전 처음 겪는 엄청난 비애와 분노 같은 죄의식에 사로잡힌 그는 즉시 자기 차의 뒷좌석에 두 아이를 태우고 병원으로 달렸다. 이런 일을 겪고 난 후부터 젊은 사업가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됐다는 실제 이야기였다.
 
일찍이 누군가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말했다. 인간은 사람들 안에서 자기의 존재를 느낄 수 있어서일까?  사람때문에 상처와 아픔을 겪기도 하지만, 사람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것 또한 인간의 삶이다.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관계성이 형성된다. 가족이 되고, 친구가 되고, 동창이 되고, 직장 동료가 되고, 믿음의 교우가 된다.
 
그 가운데서 우리의 관계성도 시냇물에 씻겨 다듬어진 조약돌처럼 온갖 희로애락의 세파에 씻겨 무관심과 집착마저도 원만하게 조율된다. 그래서 나태주 시인은 ‘오늘도 네가 있어, 내 마음이 꽃밭이다’라고 노래한 것 아닐까?

김재동 / 가톨릭 종신부제·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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